[인터뷰] 이정재 감독 '헌트', 설득의 과정
2022-08-13 07:00
바야흐로 '이정재의 시대'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느낌'(1994), '모래시계'(1995),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시월애'(2000), '하녀'(2010), '도둑들'(2012), '신세계'(2013), '관상'(2013), '암살'(2015), '신과함께'를 지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등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톱스타'의 자리에 있었던 그이지만 지난해부터 보여준 이정재의 행보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지천명의 나이에 이정재를 '글로벌 스타'로 만들었고,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했던 영화 '헌트'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국내 개봉 후에도 연일 박스오피스(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 '이정재의 시대'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정재가 처음 연출한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는 영화의 연출과 함께 안기부 요원 '박평호'를 연기했다.
"(정)우성씨와 함께 아티스트 스튜디오라는 제작사를 차렸어요. 당시 우성씨는 '고요의 바다'를 제작하고 동시에 차기작을 진행하고 있었죠. 우성씨가 열심히 일하는데 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고민 끝에 저도 제작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물색하고 있었어요."
이정재의 눈에 띈 작품은 '남산'이었다. '헌트'의 원안인 셈이다. 과거 '관상'을 함께한 한재림 감독이 이정재에게 '남산'을 소개했고 이정재는 원작의 이야기가 퍽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남산' 제작이 흐지부지되고 아쉬움이 남으려던 찰나 돌고 돌아 이정재에게 시나리오가 찾아온 것이었다.
"솔직히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3년쯤 뒤에 '남산' 시나리오가 제작사를 찾고 있다고 해서 '아! 이거다!'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정독해 보니 주제를 조금 바꿔야겠더라고요. 그래도 시작은 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우성씨와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에게 보여주었어요."
이정재가 '남산'을 제작하겠다고 했을 때 정우성은 응원을, '신세계' '무뢰한' 등을 제작한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감독은 우려를 드러냈다고.
"우성씨는 '정재씨가 하고 싶다면 하라'면서 응원한다고 했어요. 반대로 한재덕 대표는 당시 '공작'을 준비 중이었는데 조금 회의적이었죠. '우리나라에서 스파이 장르가 그렇게 잘 먹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돈이 많이 들어갈 거라고 했어요. '고민을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감독을 잘 찾아서 주제도 다듬고 액션도 추가한다면 지루하지 않은 첩보 장르물이 탄생할 거라고 보았죠. 부푼 마음으로 '남산' 시나리오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게 고생의 시작이었던 거죠."
농담처럼 '고생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실제 그가 겪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4년 동안 '남산'의 시나리오를 해체하고 손보는 작업을 진행했고 연출과 동시에 연기를 진행하며 체력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제작자 입장에서 작품을 잘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은 있었지만, 연출자가 선정되지 않으니 이 시나리오를 직접 손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이 결정이 맞는 건가?' 스스로 고민하고 엄청난 불안을 느끼곤 했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혼란스럽고 수많은 시선도 견뎌야 했고요. 제가 '옳다'고 결정한 건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다 같이 힘을 모아 이끌어가야 하기도 했고요."
'남산'을 '헌트'로 수정하는 과정도 언급했다. 이정재는 판권을 구입하고 '남산'의 주제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이야기를 해체하고 조립하기를 반복했다. "글쓰기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 어려움이 컸다"며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지 않고 프로듀서만 맡는다고 해도 주제는 바꿀 생각이었어요. 대다수의 설정이 바뀌어야 했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여야 흥미롭게 볼 테니. 그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게 제일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신념'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내가 가진 신념이 옳다면 다행이지만 그릇된 신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후 나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그런 이야기들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애초 '남산'은 '박평호'를 주인공으로 진행하는 원톱물이었다. 하지만 이정재는 영화의 규모와 제작비를 생각해 원톱 캐스팅이 아닌 멀티캐스트를 준비했다.
"캐릭터 설정을 조금씩 바꾸다 보니 '투톱 체제'의 '멀티캐스트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혜진씨가 연기한 '방주경'은 원작에서 두 신 정도 나오는데 그 캐릭터를 확대하고 설정을 고쳐나갔죠. 또 '조유정'(고윤정 분)은 '박평호'와 잠자리까지 하는 캐릭터였는데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싹 빼도록 했고요. 육체적 관계 설정을 제거하니 오히려 스파이 장르에 맞게 미스터리한 관계로 남더라고요. 각 캐릭터에게 이유와 목적을 주려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리고 인물 설정을 바꾸면서 이야기가 주제에 맞게 흘러가는 템포도 바뀌었고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작품에 매달렸고 관객들 앞에 '헌트'를 내놓았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끝까지 해보려고 노력해요. 제 성격이 그래요. '왜 안 될까?' 고민하고 필요한 게 무언지 나열하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고 수정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나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계속 부여잡는 거죠."
영화의 또 다른 핵심 축인 '김정도'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배우 정우성이 맡았다.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재회하게 돼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바.
"'사고초려' 했어요. 배우는 시나리오로 설득하는 게 맞죠. 제가 쓴 초기 시나리오가 얼마나 허술했겠어요. 우성씨가 더 고쳐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고 스케줄(일정)도 잘 안 맞았어요. 다른 배우를 물색하다가도 우성씨에게 되돌아가더라고요. 그게 4번이나 반복되었어요. 사실 사람들이 '정우성과 이정재는 친하니까 당연히 출연했겠지'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명확히 말하고 싶어요. 작품에 임하고 촬영할 때는 철저하게 프로정신으로 임합니다. 친구니까, 같은 회사니까…. 이런 식으로는 절대 일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정재와 정우성을 제외한 영화인들은 너도나도 이들의 협업을 돕고 응원하고자 했다. 황정민, 주지훈, 김남길, 이성민 등 영화 속 초호화 특별출연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들의 작품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하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다른 분들보다도 '박평호'의 선배 '조원식'(이성민 분)과 북한에서 온 '리중좌'(황정민 분)는 굉장히 연기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그렇다 보니 고민이 많았죠. '이 정도 캐릭터는 부탁을 드려서라도 친한 배우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부탁드렸고요. '관객들의 시선이 다 빼앗기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른 동료들도 모두 출연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안 된다고 말렸는데 한재덕 대표가 '안 되긴 뭐가 안 돼!'라면서 다 나올 수 있게 고민하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고민하다가 동경지부 요원들로 한꺼번에 등장시키고 한꺼번에 퇴장시켜야겠다고 아이디어를 낸 거죠."
'헌트'를 돌이켜보며 가장 뿌듯한 일은 '정우성'을 설득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우성과 한재덕 대표를 설득하고 많은 제작진을 조율해 함께 작업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큰 성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제 어떻게 봐주실지는 관객들의 몫이죠. 연출만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작품은 뭘 해야 하지?' 소재를 찾고 고민이 많겠지만 지금의 저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어요.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하하하. 차기작은 연기하려고요. 연기!"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지천명의 나이에 이정재를 '글로벌 스타'로 만들었고,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했던 영화 '헌트'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국내 개봉 후에도 연일 박스오피스(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 '이정재의 시대'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정재가 처음 연출한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는 영화의 연출과 함께 안기부 요원 '박평호'를 연기했다.
"(정)우성씨와 함께 아티스트 스튜디오라는 제작사를 차렸어요. 당시 우성씨는 '고요의 바다'를 제작하고 동시에 차기작을 진행하고 있었죠. 우성씨가 열심히 일하는데 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고민 끝에 저도 제작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물색하고 있었어요."
이정재의 눈에 띈 작품은 '남산'이었다. '헌트'의 원안인 셈이다. 과거 '관상'을 함께한 한재림 감독이 이정재에게 '남산'을 소개했고 이정재는 원작의 이야기가 퍽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남산' 제작이 흐지부지되고 아쉬움이 남으려던 찰나 돌고 돌아 이정재에게 시나리오가 찾아온 것이었다.
"솔직히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3년쯤 뒤에 '남산' 시나리오가 제작사를 찾고 있다고 해서 '아! 이거다!'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정독해 보니 주제를 조금 바꿔야겠더라고요. 그래도 시작은 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우성씨와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에게 보여주었어요."
"우성씨는 '정재씨가 하고 싶다면 하라'면서 응원한다고 했어요. 반대로 한재덕 대표는 당시 '공작'을 준비 중이었는데 조금 회의적이었죠. '우리나라에서 스파이 장르가 그렇게 잘 먹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돈이 많이 들어갈 거라고 했어요. '고민을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감독을 잘 찾아서 주제도 다듬고 액션도 추가한다면 지루하지 않은 첩보 장르물이 탄생할 거라고 보았죠. 부푼 마음으로 '남산' 시나리오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게 고생의 시작이었던 거죠."
농담처럼 '고생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실제 그가 겪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4년 동안 '남산'의 시나리오를 해체하고 손보는 작업을 진행했고 연출과 동시에 연기를 진행하며 체력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제작자 입장에서 작품을 잘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은 있었지만, 연출자가 선정되지 않으니 이 시나리오를 직접 손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이 결정이 맞는 건가?' 스스로 고민하고 엄청난 불안을 느끼곤 했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혼란스럽고 수많은 시선도 견뎌야 했고요. 제가 '옳다'고 결정한 건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다 같이 힘을 모아 이끌어가야 하기도 했고요."
"시나리오를 직접 쓰지 않고 프로듀서만 맡는다고 해도 주제는 바꿀 생각이었어요. 대다수의 설정이 바뀌어야 했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여야 흥미롭게 볼 테니. 그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게 제일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신념'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내가 가진 신념이 옳다면 다행이지만 그릇된 신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후 나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그런 이야기들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애초 '남산'은 '박평호'를 주인공으로 진행하는 원톱물이었다. 하지만 이정재는 영화의 규모와 제작비를 생각해 원톱 캐스팅이 아닌 멀티캐스트를 준비했다.
"캐릭터 설정을 조금씩 바꾸다 보니 '투톱 체제'의 '멀티캐스트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혜진씨가 연기한 '방주경'은 원작에서 두 신 정도 나오는데 그 캐릭터를 확대하고 설정을 고쳐나갔죠. 또 '조유정'(고윤정 분)은 '박평호'와 잠자리까지 하는 캐릭터였는데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싹 빼도록 했고요. 육체적 관계 설정을 제거하니 오히려 스파이 장르에 맞게 미스터리한 관계로 남더라고요. 각 캐릭터에게 이유와 목적을 주려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리고 인물 설정을 바꾸면서 이야기가 주제에 맞게 흘러가는 템포도 바뀌었고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작품에 매달렸고 관객들 앞에 '헌트'를 내놓았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끝까지 해보려고 노력해요. 제 성격이 그래요. '왜 안 될까?' 고민하고 필요한 게 무언지 나열하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고 수정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나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계속 부여잡는 거죠."
"'사고초려' 했어요. 배우는 시나리오로 설득하는 게 맞죠. 제가 쓴 초기 시나리오가 얼마나 허술했겠어요. 우성씨가 더 고쳐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고 스케줄(일정)도 잘 안 맞았어요. 다른 배우를 물색하다가도 우성씨에게 되돌아가더라고요. 그게 4번이나 반복되었어요. 사실 사람들이 '정우성과 이정재는 친하니까 당연히 출연했겠지'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명확히 말하고 싶어요. 작품에 임하고 촬영할 때는 철저하게 프로정신으로 임합니다. 친구니까, 같은 회사니까…. 이런 식으로는 절대 일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정재와 정우성을 제외한 영화인들은 너도나도 이들의 협업을 돕고 응원하고자 했다. 황정민, 주지훈, 김남길, 이성민 등 영화 속 초호화 특별출연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들의 작품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하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다른 분들보다도 '박평호'의 선배 '조원식'(이성민 분)과 북한에서 온 '리중좌'(황정민 분)는 굉장히 연기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그렇다 보니 고민이 많았죠. '이 정도 캐릭터는 부탁을 드려서라도 친한 배우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부탁드렸고요. '관객들의 시선이 다 빼앗기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른 동료들도 모두 출연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안 된다고 말렸는데 한재덕 대표가 '안 되긴 뭐가 안 돼!'라면서 다 나올 수 있게 고민하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고민하다가 동경지부 요원들로 한꺼번에 등장시키고 한꺼번에 퇴장시켜야겠다고 아이디어를 낸 거죠."
"이제 어떻게 봐주실지는 관객들의 몫이죠. 연출만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작품은 뭘 해야 하지?' 소재를 찾고 고민이 많겠지만 지금의 저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어요.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하하하. 차기작은 연기하려고요.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