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본격 돌입한 가운데 비대위원 인선이 시험대에 올랐다. 비대위가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선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를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오는 17일 전에 비대위를 정식으로 발족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8·15 광복절 전후로 비대위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주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인선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주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 의장 등 당연직 3명을 제외한 위원 6명이 새로 임명될 예정이다. 이 중 3~4명은 현역 의원 등 당내 인사로 구성하고 2~3명은 외부에서 초청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비대위원장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부에서 2~3명 모실까 생각 중"이라며 "필요하면 여성도 한두 분 모시려고 한다. 후보군 의견을 많이 듣고 혁신이나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전체적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당내 초선 의원들 중에서는 김미애·정희용·조은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재선 의원 중에서는 김성원·김정재·정점식 의원이 후보군으로 올랐다. 외부 인사로는 윤희숙 전 의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이었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장 이사장은 비대위원직을 제의받았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 인선을 가급적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만큼 이번 주 내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안을 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가 정식 출범함에 따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에서는 '9월 말 10월 초'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의견과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초'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 비대위원장이 조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형 비대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임에 따라 국민의힘은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비대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주 비대위원장은 앞서 '비대위를 실무적으로 짧게 운영하고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러면 비대위를 할 거 뭐 있나.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고 답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친윤계' 색채를 뺀 비대위원 인선이라는 과제와 동시에 '이준석 리스크' 해결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전날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이어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전면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