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하나금융 4000억원 규모 전략적 혈맹..."AI 금융 속도 낸다"
2022-07-24 09:40
SKT, 하나금융지주 지분 3.1% 확보...금융 디지털전환 지원
고객 경험 향상과 신규 사업 발굴 위해 6개 영역서 '초협력'
고객 경험 향상과 신규 사업 발굴 위해 6개 영역서 '초협력'
이번 파트너십은 특정 사업 영역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기존 MOU와 달리 SKT, SK스퀘어 등 SK ICT 패밀리와 하나금융그룹 간 협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SKT 측은 강조했다. 양사는 ICT와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영역에서의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SKT는 하나금융그룹과 초협력을 통해 ICT(정보통신)와 금융을 융합한 미래 ICT 금융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에 보유한 33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33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한다. 이를 통해 SKT는 하나금융지주 지분 약 3.1%(22일 종가 기준)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지분 교환으로 하나금융그룹의 100% 자회사가 된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T 지분과 SKT가 보유한 316억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한다. 이를 통해 SKT 지분 약 0.6%, SK스퀘어 지분 약 0.5%를 보유하게 된다.
◆ICT와 금융 융합 통한 디지털 전환 속도...AI 금융 본격화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지분교환을 통해 △금융의 디지털 전환 △통신과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양사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 △양사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ESG 협력을 통한 사회적 역할 확대 등 6개 영역에서의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우선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서비스 구축을 검토한다.
우선 양사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 AI 기반 금융 서비스 구축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SKT가 보유한 AI 기술을 활용해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서비스에 AI컨택센터(AICC), AI 챗봇 등을 도입해 고객 응대를 하거나, AI를 활용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협력을 논의한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라우드 전환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컨테이너(앱·서비스·운영체제를 관리하기 쉽게 소프트웨어적으로 포장하는 기술)를 제공해 하나금융그룹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신규 앱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양사는 금융과 메타버스를 융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한다. 예를 들어 이프랜드와 같은 SKT 메타버스 플랫폼에 하나금융그룹의 가상 은행·카드 지점을 구축해 아바타를 통해 고객 상담을 하는 형태다. 반대로 하나금융그룹이 SKT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결제 서비스 구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가상자산 사업에 대해서도 시너지 협의체를 통해 지속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양사는 비식별 처리된 SKT의 비금융 신용정보와 하나금융그룹의 금융정보 데이터를 결합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통신과 금융이라는 이종 산업 간 풍부한 데이터를 결합해 더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거나, 마이데이터 사업 영역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또 SKT와 하나금융그룹이 보유한 결제 시스템과 온라인 채널, VIP 프로그램 등 인프라를 공동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양사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데이터 기반 광고 집행 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SK스퀘어 자회사의 커머스·미디어·보안과 금융 결합한 서비스도 추진
이번 협력에는 SK그룹의 중간 지주사·ICT 투자기업인 SK스퀘어도 동참한다. SKT, SK스퀘어, 하나금융그룹은 통신, 구독, 금융, 커머스, 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 간 융합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양사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규 카드를 개발하고, SKT 고객에게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SKT의 구독 플랫폼 T우주와 연계한 금융 상품 출시 등도 고려한다.
SK스퀘어는 하나금융그룹과 협력해 커머스, 미디어, 보안 영역에서 새 금융 융합 상품을 선보인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하나금융그룹의 제휴 파트너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ESG 생태계 분야에서도 협력을 추진한다. ESG 협력을 통해 소상공인 대상 금융 상품을 공동 개발하거나,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해 청소년 대상 금융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ICT와 금융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고객가치 혁신을 추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SKT는 고객 가치 제고와 ICT, 금융 산업 생태계 경쟁력 증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다양한 ESG 활동에도 양사가 힘을 모아 선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금융과 기술을 신뢰와 혁신으로 선도해온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새로운 파트너십 시대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통한 손님 가치 실현,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 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협업의 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SKT는 지난 2019년 10월 카카오와 3000억원대 지분교환을 하며 통신, 플랫폼 기업 간 대립 관계를 중단하고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