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통사가 금싸라기 땅에 통신 없는 매장 연 까닭…"고객 경험 팝니다"
2022-07-21 17:00
장준영 LG유플러스 IMC 담당 인터뷰
"통신 아닌 경험 파는 회사…고객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
"통신 아닌 경험 파는 회사…고객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
21일 본지와 만난 장준영 LG유플러스 IMC 담당은 "고객 경험에 진심이라는 인식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0년 9월 강남역 한복판에 통신 상품 없는 매장 '일상비일상의틈(틈)'을 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이지만, 지난달까지 누적 7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만 20만명이 넘는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사이에서 소위 '힙하다'는 브랜드는 앞다퉈 틈에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한다.
LG유플러스는 틈을 통해 동해안 서퍼들의 성지에 있는 카페 '고성 글라스하우스'를 서울 시내 한복판에 옮겨놓기도 하고, 대형 서점 교보문고 옆에 해방촌에나 있을법한 독립 서점을 만들기도 했다. 오뚜기, 뉴발란스와 협업하고, 나영석 PD의 TV예능 'tvN 뿅뿅 지구오락실' 체험 전시도 진행했다. 최근에는 레고 창립 90주년 전시 중이다. 모두 통신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 담당은 "아무리 매장에 체험존을 만들어도 고객은 들어오지 않는다. 제품 얘기, 기술 자랑만 하니깐 MZ세대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이들과 소통할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는데, 그게 틈이다. 당시 '부캐(부캐릭터)'가 유행했는데, LG유플러스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소통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는 통신회사가 아니라 고객 경험을 파는 회사로 설정돼있다"며 "비통신 사업에서도 고객 경험을 만드는 활동이 가능하다. '통신사가 왜 금싸라기 땅에서 브랜드 하나 없는 매장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LG유플러스 브랜드가 노출되면서 사업 얘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앱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의 성공을 온라인 공간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어떤 고객이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파악하고, 온라인에서 각종 콘텐츠와 리워드를 제공해 MZ세대의 취향을 총 집합한 앱으로 발전하고 있다.
2주년을 1달여 앞둔 시점에서 틈의 성과를 돌이켜보면 순조롭게 안착했다는 평가다. 내부적으로 예상한 것보다 외부의 관심이 크다는 설명이다.
장 담당은 "MZ세대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초창기 의구심을 (가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며 "통신 말고도 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사업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먼 얘기지만 틈을 사랑하는 고객이 많이 모이고,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가 모인다면 궁극적으로 커머스까지도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최우선은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 경험을 들여다보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