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 막바지에 다가온 퇴직 행렬...디지털 민첩성으로 직원 몰입도 높여야

2022-07-21 07:00
워크데이, 아태지역 디지털 민첩성 지수 결과 발표...호주 1위, 한국 4위 등
아태지역의 기업 38%만 디지털 민첩성 고도화 단계… 2020년 대비 18% 증가
IT, 인사, 재무 담당자가 디지털 전환 속도 높이고 민첩성 격차 줄여야 지속성장 가능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이 7월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의사결정자의 당면 과제와 디지털 중심 전략을 발표했다.[사진=워크데이코리아]

기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것은 물론, 기업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 역시 원격·재택근무 등이 자리 잡게 됐다. 디지털 전환은 이러한 변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됐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민첩성(Digital Agility)'의 중요성도 커졌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 워크데이는 20일 간담회를 열고 '2022 아태지역 디지털 민첩성 지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태지역 기업은 코로나19 기간 중 디지털 전환에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중 38%는 디지털 민첩성 고도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는 지난 2020년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이 디지털 민첩성을 선도했으며, 한국은 2년 전 연구와 동일하게 아태지역 4위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선두 기업과의 비즈니스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데이는 IT, 재무, 인사 등 기업 의사결정권자가 적극적으로 나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선두 기업과 민첩성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업 의사결정권자의 역할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면서 기업의 디지털 민첩성을 제고해야 하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배분 등 기존 업무를 넘어 모든 임직원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임직원의 수요를 이해하고, 하이브리드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교육과 기술도입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대퇴직'...디지털 전략으로 직원 몰입도 높여야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 위원장[사진=워크데이코리아]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 위원장은 임직원의 이탈을 막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디지털 전략을 적절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퇴직(Great resignation)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1년간 미국에서 4800만명이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하거나 은퇴했다. 미국 전체 노동인구인 1억6000만명 중 30% 이상이 교체된 셈이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초기에는 기업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이 큰 이슈였지만,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직원이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이전까지 미국에서 보기 어려운 비율"이라며 "2021년 6월 기준으로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 같은 파트타임 근무 역시 입사 보너스를 제공할 정도로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 기준으로 링크드인 프로필에 직업을 변경한 사용자 수는 2020년과 비교해 54% 증가했으며, 젊은 세대로 갈수록 이 비율이 높아졌다. 밀레니얼 세대 중 50%, Z세대 중 80%가 직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1%가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직장인의 직장 선택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장을 선택할 때 전통적인 기준은 회사 인지도, 연봉 및 복리후생, 근무지, 직장 분위기 등이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전통적 기준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특히 젊은 세대는 여기에 더해 기업 문화, 워라밸, 자기계발 가능성, 사회적 기여도, 열린 소통과 의사 존중 등을 고려한다. 젊은 세대는 이러한 회사에 다니고 싶어 하며, 현재 직장에 이런 점이 부족하다면 이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곳곳에는 직원과 관련한 데이터가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사 관리자가 인사이트를 찾아야 한다. 가령, 업무 만족도 조사를 장기간에 걸쳐서 하게 되면 향후 계획을 정하는 데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 6개월 전 직원의 생각을 통해 향후 결정을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매주 금요일 업무 시스템에서 간단한 설문 세 개를 하는 것만으로도 연봉협상이나 인센티브 불만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임직원을 파악하면 알맞은 부서로 배치하거나 신규 프로젝트 참여 기회 등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CIO, CHRO, CFO가 도전을 극복하고 팬데믹 이후 기업 민첩성 제고에 기여해야 

워크데이가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는 올바른 기술 솔루션 선택(49%),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전반의 일관된 통합성 결여(47%), 디지털 회복력 제공(45%)이 APAC 기업의 최대 IT 과제로 꼽혔다. 선도 기업의 과반수(53%)가 분석가를 통해서 지속적 환경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1%는 자동화 역량을 활용해서 잠재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 민첩성에서 뒤처지는 기업의 59%는 정적인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변화나 장애 발상 시 대응이 늦고, 회복 기간 역시 길어졌다.

재무 부서의 경우 최대 과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수익성 있는 매출 성장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파악하고(55%), 장기적인 기업 회복력을 확보하며(49%),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위한 비용 억제 문화를 조성하는(45%) 일이다.

민첩성에서 뒤처지는 민첩성 팔로워 기업의 경우 절반가량(49%)이 과거 재무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비용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공급망 차질이나 인플레이션 심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 부서의 최대 과제는 급변의 시대에 높은 인사 서비스 기준을 제시하고(54%),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지원을 위해 직원의 복지와 안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53%)해야 한다. 또,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건을 지원하기 위해 직원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강화해야(50%) 한다.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은 "이와 같은 과제를 고려해서 기업이 민첩성 격차를 좁히고 팬데믹 이후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IT, 인사 및 재무 리더는 반드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CIO는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조율하면서 비즈니스 전환을 이끌어=야 하며, CFO는 전사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CHRO는 민첩한 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을 위한 통합적 접근이 매우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CIO, CFO, CHRO가 긴밀히 협력해서 여러 부문을 아우르도록 디지털 전환 노력을 정렬시키고 디지털 인재 관리뿐만 아니라 인사 및 재무 프로세스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