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정치' 이준석, 전국 순방?...민심 줍기 나선다
2022-07-19 10:30
李, 부산서 청년당원 모임...세력 결집
윤핵관 갈등 점화...권 대행체제 '휘청'
윤핵관 갈등 점화...권 대행체제 '휘청'
이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활발하게 이어오던 예전과 달리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행보를 알리고 있다. 중징계에 대한 공개적인 반격보다는 전국을 순행하면서 국회 밖 '민심줍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 부산서 당원과 모임...청년 세력 모으기?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청구 마감일이었던 지난 17일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인 2030 청년 당원과의 스킨십을 대응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 대표의 주요 지지층은 청년 당원들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지지자들과 둘러앉은 사진 여러 장을 게시하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정치·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며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라고 예고했다.
사진과 함께 게시한 동영상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의 큰 문제는 최고위원회의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당원 가입 메시지를 보고 하루 만에 4700명이 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6일에는 온라인 입당 링크를 올리고 "당원 가입하기 좋은 토요일 저녁"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역과 연락처, 당원 여부 등을 묻는 설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전국 당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며칠 구석구석을 돌면서 저와 이미 교류가 있는 당원 동지들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한다"며 "정보를 기입해주신 당원들께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먼저 연락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도 페이스북에 광주 무등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자신의 호남 전략인 '서진정책'을 상기시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 번 꼭 와봐야겠다고 이야기했었다"며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무등산 등반 하루 전날 광주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당원 등 2030 청년 정치인들에게 먼저 연락해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원들과 고충을 나누며 "당원 모집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원 가입 독려와 지역 당원 접촉을 통해 후일을 기약하는 장기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순조로운 당무 복귀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장기전 돌입 시 차기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대표 구상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성 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와야 가능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확정한 지난 11일 "가정을 전제로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앞으로 지도 체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될 경우 이 대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사법 절차가 이어지더라도 정치적으로 '궐위'가 인정돼 전당대회가 열릴 수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리위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보면 조폭 같다"고 징계 과정을 비판하면서도 "(성 상납 의혹이) 진실이라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윤핵관 분화...당내 갈등 국면 시작?
이 대표 징계 이후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와 당 초선·재선·중진 모임,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권 원내대표를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권 대행은 이 대표의 징계 후 당내 갈등 국면을 안정적으로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실 9급 직원에 대한 '사적채용' 논란과 함께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의 갈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권 대행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관위원의 아들 우모씨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히면서 사적채용 논란이 불거졌다. 우씨 아버지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강릉에 근무할 때 연을 맺은 통신설비업체 대표로, 21대 총선 5개월 뒤인 2020년 9월 강릉시 선관위원으로 위촉됐다.
권 대행은 또 우모 행정요원과 관련해 "장 의원에게 압력을 행사했는데 7급 대신 9급이 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장 의원은 "우선 권 대행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당내 의원이나 당원의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