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 열올리는 중국...6월 위안화 대출·사회융자총량 '역대 최고'

2022-07-12 15:05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지난달 중국의 위안화 신규대출 총액과 사회융자총량이 모두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6월 위안화 신규 대출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67억 위안 증가한 2조8100억 위안(약 547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은행들에 대출을 늘리도록 압박하면서 대출 증가폭이 시장 예상치인 2조4000억 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6월 사회융자총량도 5조1700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조4700억 위안 증가했다. 사회융자총량은 신규 위안화 대출과 외화대출, 신탁대출, 기업 채권, 국공채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따라 위안화 신규대출과 사회융자총량이 모두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위안화 신규대출 총액과 사회융자총량은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9192억 위안, 3조2000억 위안 증가한 13조6800억 위안, 21조 위안으로 집계됐다. 

또 6월 말 통화공급량인 광의통화(M2)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지난달 증가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하는 등 2016년 12월 이래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에 그만큼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다. M2는 협의통화(M1)와 정기예·적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발행어음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금융통화정책 결정시 주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원빈 민성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증권 매체 증권일보에 "경제 성장을 위한 중국 당국의 33종 패키지 정책 시행으로 금융 기관의 지원이 확대되고 신용 대출 수요 및 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거시 경제가 회복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국 위안화 신규 대출 총액이 늘어난 건 정책성 은행이 8000억 위안(약 152조 원) 규모의 신용대출 한도를 제공하는 등 인프라 건설에 대한 지원 강도를 높인 데다, 경기 회복으로 제조업 투자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라며 "또 지난달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감소폭도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당국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보인다. 이달 역시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인민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속에서도 6월 1년·5년 만기 LPR를 동결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 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통화 완화 조처를 하기보다는 재정 부양책에 더 힘쓸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 최근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가 하반기 인프라 투자에 쓰이는 지방 정부 특수목적채권(특별채)을 앞당겨 발행하거나 특별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은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배정된 지방정부 채권 발행 할당량(3조6500억 위안)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방정부가 내년도 할당량을 미리 앞당겨 약 1조5000억 위안 이상의 지방정부 특별채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