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수학 노벨상' 필즈상 수상...한국계 수학자 최초

2022-07-05 16:57
리드 추측 등 수학계 난제 증명으로 주목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석학 교수가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가 5일(현지시간)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은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올해 39세(1983년생)인 허 교수에게는 이번이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허 교수는 '리드 추측' 등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조합론 분야에서 많은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에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필즈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한 번 시상할 때 수상자를 보통 2~4명 선정한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허 교수 외에 우크라이나의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비아조우스카는 필즈상 사상 두 번째 여성 수상자다. 수상자는 금메달과 함께 1만5000캐나다달러(약 1500만원)를 상금으로 받는다. 

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다. 2007년 서울대 수리과학부·물리천문학부 학사, 2009년 같은 학교 수리과학부 석사를 졸업했다. 박사 학위는 2014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받았다. 

현재 허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보통신, 반도체 설계, 교통, 물류, 기계학습, 통계물리 등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응용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허 교수는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