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증권업 불안 속 '실적방어' 빛났다… 비결은 사업다각화

2022-06-29 16:54
대형사 30~40% 이상 빠질 때 -13%대 선방
이익관리 능력 탁월…하반기 수익개선 기대

[사진=한국투자증권]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울한 전망 속에서도 대형사 중 한국투자증권의 타격이 가장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보수적인 운용기조가 실적 방어에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이 같은 이익관리 능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투자증권 지배주주순이익은 1720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1990억원) 대비 13.57%(27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올 1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기업금융(IB)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에서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실적 감소 폭이 작은 편이다. 초대형 IB 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증권사 2분기 순이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2311억원(전년 동기 대비 -32.78%) △NH투자증권 1581억원(-41.53%) △삼성증권 1717억원(-35.08%) 등 평균 36%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한국투자증권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요인은 사업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특정 부문에 쏠리지 않은 균형 잡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며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장기간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이베스트투자증권]

올해도 리테일, 홀세일, IB·PF, 본사 관리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IB2본부 산하에 ECM부, 인수영업3부를 만들었다. 기존 IB1본부는 IPO를, IB2본부는 ECM과 DCM을 맡는 등 세분화해 전문성을 개선했다. IB3본부는 인수합병(M&A)을 전담한다.

글로벌 사업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6일 베트남 현지 주요 기업과 기관을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베트남 현지법인 ‘KIS베트남’에 대한 사업 확대 지원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인재 육성을 후원하는 등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eBiz본부, 해외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담당, 연금 전략담당 등을 만들어 영업력을 높였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이후 적극적인 리스크 예방과 함께 보수적인 운용을 해오고 있다는 점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요소로 꼽힌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부문의 역량을 적극 키우고 있다. 이에 PF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실적 방어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수익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PF를 포함한 대체투자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대체투자부문은 전통 IB에 비해 2배 이상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발사업 PF, 국내외 실물부동산, 인프라투자, 기타 실물자산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겨받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앞서 2019년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기려다 공정거래법 이슈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양도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23.25%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지분과 관련해 당사는 제3자”라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어도 시너지는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