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DX 가속도] 스마트 팩토리, 제조업 많은 한국서 '판 키운다'

2022-06-29 18:00
한국지멘스, 29일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체험 센터' 공식 개소
LS일렉트릭·슈나이더 등 국내외 기업 뛰어들어 시장 선점 도모

정보통신기술(ICT)의 진보와 발맞춰 산업계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 DX)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업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스마트 공장 솔루션을 통해 제조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시장이 형성돼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 관련 시장이 2018년 대비 두 배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공장의 63%가 설비의 디지털화·자동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뤄 온 한국에서도 스마트 공장 도입을 통한 비약적 성장(퀀텀점프)을 도모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제조업, DX로 ‘퀀텀 점프’ 가능해질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 80억6000만 달러(약 10조42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스마트 공장 시장 규모는 연평균 11.4% 성장해 2024년 152억8000만 달러(약 19조7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견조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공장 시장 규모는 2018년 1410억8000만 달러(약 182조원)에서 2024년 2448억2000만 달러(약 31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스마트 공장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ICT의 발전으로 인해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계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해 디지털 환경에서 각종 상황을 가정해 모의실험이 가능해지면서 생산성을 대폭 향상할 수 있게 됐다.

또 데이터 관리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공정 내 문제 발생 여부, 문제가 발생한 지점은 어디인지 등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현장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훈련의 안전성도 확보하게 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스마트 공장이 산업계 곳곳에 적용된다면 제조업 기반의 한국 산업계가 비약적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지멘스 “경쟁력 유지 위해 디지털화 수용하고 변화해야”
한국지멘스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탑승해 서울 강남구에 ‘지멘스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체험 센터(KDEXc)’를 공식 개소하고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지원하고 나섰다.

29일 열린 KDEXc 개소식에 참석한 토마스 슈미드 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DI) 대표는 “산업계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디지털화를 수용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유연성·탄력성의 중요성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11%의 기업만이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비중은 3년 뒤 3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멘스는 급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멘스는 산업체, 대학, 교육 기관 등을 초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주제의 연구에 협력하는 등 열린 공간으로 센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이 센터를 앞세워 국내 스마트 공장, 디지털 전환 등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KDEXc 방문객은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개요 △공정 산업 △이산 산업 △산업의 미래 △파트너존·제품 하이라이트 등 5가지 구역으로 구성된 체험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지멘스의 기술 교육을 수강하거나 제품을 실제로 테스트하고 시연해 볼 수도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를 연상시키는 마크가 눈에 띄었다. 한국지멘스 관계자는 이 마크가 DI부문을 상징하는 로고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해 무한한 데이터를 만들고 무한한 기회로 이어가겠다는 DI부문의 포부를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지멘스가 29일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지멘스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체험 센터(KDEXc)’ [사진=한국지멘스]

LS일렉트릭·슈나이더도 스마트 팩토리 강조...시장 달군다
한국지멘스 외에도 LS일렉트릭, 슈나이더일렉트릭 등 국내외 기업들은 전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9월 청주 스마트 팩토리가 ‘세계등대공장’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국내 두 번째 세계등대공장이 배출되는 순간이었다.

또 개방형 플랫폼 ‘테크 스퀘어’를 운영하면서 고객의 현황과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생애주기 밀착형 멘토링 △최적 공급기업 매칭 △프로젝트 관리 △유지보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청주 스마트 팩토리의 운영 노하우, 테크스퀘어 등 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국내 스마트 팩토리 시장 확대하고 제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슈나이더일렉트릭도 범용 자동화 소프트웨어 ‘에코스트럭처 오토메이션 엑스퍼트(EcoStruxure Automation Expert)’ 솔루션을 앞세워 자동화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스마트공장·자동화사업전 2022’에서 스마트 팩토리 분야 통합 솔루션 기술 역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슈나이더일렉트릭 측은 최근 원격 관리, 지속가능한성장을 위한 회복 탄력성, 효율성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이 강하게 요구되는 산업 현장에 디지털 기술 적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공장 자동화 등 제조업 혁신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은 향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임금 시장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했던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자동화·지능화 공장을 구축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에서 세계등대공장으로 선정된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