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꼬리표 떼기 끝난 LX, 향후 과제는 '신사업'으로 살길 모색

2022-06-23 18:00
공정위서 '계열분리' 최종 인정…리스크 해소해 사업 집중 기대감

LX그룹이 드디어 ‘LG’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이는 출범한 지 약 1년 만이며, 공식 서류상으로도 ‘LX’라는 별도 그룹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졌던 계열분리 문제가 정리되면서 향후 LX그룹이 보다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3년간은 독립경영 조건과 관련해 면밀한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LG 계열사 거래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게 된다. 또 내년에는 공정위에 의해 다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여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사업 확장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출범 1년 만에 ‘서류 정리’ 끝···‘공시대상기업집단’ 벗어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LG에서 계열 분리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공정위는 이날 LX홀딩스 등 12개 회사에 대해 LG에서부터 친족 독립 경영에 대한 인정 신청을 검토한 결과 기준을 충족해 친족분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친족분리를 통해 기업집단 LG와 LX가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독립·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복잡한 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는 대기업집단이 소그룹화해 소유·지배구조가 명확해지고, 경제력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열분리 대상은 총 12개사다. LX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를 포함해 LX세미콘,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판토스, LX부산신항물류센터, LX MMA 등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LG와 LX는 상호 보유 주식을 정리하며 계열분리를 위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 등 형식적 요건이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검토한 끝에 지난달 3일 공정위에 계열분리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LX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도 빠지게 됐다. 그동안 공정위는 LX가 속했던 LG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주시해왔다. 하지만 LG그룹에서 나와 독립경영을 하게 되면서 이 같은 지정 대상 기업에서도 같이 제외되게 됐다.

다만 이미 LX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10조622억원에 달해 내년 5월 공정위가 재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총액 기준 5조원 이상은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분리 후) LX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이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아니다. 다만 현재 자산 규모로 봤을 때는 아마 내년에 지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LX그룹 주요 계열사 및 주력 업종[그래픽=아주경제 DB]

관건은 향후 3년···LG 내부거래 비중 등 리스크 관리 필요해

LX가 무사히 계열분리를 승인받았지만, 향후 3년 동안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계열분리 이후 3년간 공정위가 동일인 측 계열회사와 거래한 내역 등을 제출받아 모니터링하기 때문이다. 향후 LX그룹 독립경영에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LX는 사후점검 기간인 독립경영이 인정된 날로부터 3년간 LG그룹 계열사와 거래한 내역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또 이후 2년간은 내부거래 모니터링을 위한 자료를 회사가 자발적으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총 5년간 LG 계열사와 거래한 내역을 점검받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LG그룹과 거래 비중이 높은 LX판토스(58.6%), LX세미콘(24.2%)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LX는 내부거래에 투명성과 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중심으로 ESG위원회도 설치해 LG와 유사한 수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LX그룹은 LX홀딩스와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 상장사를 중심으로 ESG위원회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LX와 LG 간 계열분리가 완료되면서 LX는 완전한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며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그룹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X그룹 로고[사진=LX]

“자산 규모 10조·재계 40위”···M&A 등 ‘몸집 키우기’ 기대감

재계에서는 LX의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졌던 계열분리 문제가 정리되면서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등 본격적인 독립경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자산 규모 10조원으로 재계 40위권 수준이지만 속도감 있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LX는 계열사마다 활발하게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고 있는 상태다. LX인터내셔널은 판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고, LX세미콘은 최근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그나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LG 계열사와 거래하는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도 M&A를 통한 거래처 다변화 전략은 필요하다. LX그룹은 향후 내부거래 비중 감소와 규제 준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LX판토스는 외부 거래처 규모 확대, 고성장 산업군 중심 수주 활동 확대 등을 추진하고, LX세미콘은 해외 디스플레이 업체와 거래 확대, 신규 사업 분야 진출 등을 추진한다.
 
LG 관계자는 “이번에 LG와 LX 간 계열분리를 마무리하며 LG는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