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분양 두 달째 두 배씩 늘어...신규 분양시장마저 적신호
2022-06-22 17:48
서울 지역 미분양 주택 규모가 2개월 연속 두 배씩 늘어나며 '청약 불패'로 불렸던 서울 신규 분양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 전역 미분양 주택은 688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91.1% 급증한 수치다. 앞서 4월 말 당시에도 서울 미분양 주택은 3월(180가구) 대비 100% 늘어난 360가구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월 말(47가구)과 비교했을 때는 14.64배나 늘어났다.
이는 신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지역 주택시장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이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서울 지역 연간 미분양 주택은 2014년 1356가구 수준에서 2015년 494가구로 급격히 떨어진 후 100가구 안팎을 유지했다.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2017년과 2020년에는 각각 45가구와 47가구에 불과했다.
지난달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단지는 마포구 노고산동에 들어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인 '빌리브 디 에이블'이었다. 전체 청약 물량 256가구 중 245가구가 청약에 미달하며 95%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뒤를 이어서는 강북구에 소재한 칸타빌 수유팰리스(216가구 중 193가구)와 한화 포레나 미아(285가구 중 139가구) 순이었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일례로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분상제를 적용받지 않은 빌리브 디에이블은 전용면적 38㎡와 42㎡ 등 소형 가구로만 구성됐는데 각 분양가는 약 8억5000만원과 9억20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한편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금융 환경 악화와 집값 고점 부담감 영향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을 넘어 분양시장에도 관망세가 짙어지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2년간 청약시장에 이어졌던 과열 분위기가 다소 꺾이면서 최근 소비자들이 분양가를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세 대비 가격적인 매력이 작거나 입지가 떨어지는 단지 등 경쟁 우위 요소가 부족한 단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선별적으로 청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당분간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와 입주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 지수는 각각 전월 105.0에서 93.0으로, 97.2에서 85.0으로 일제히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