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마감] 美 경기침체 우려에 일본 '울고' 중국 '웃고'

2022-06-17 18:00

 

[사진=로이터]

17일 아시아 주요 지수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등락이 엇갈렸다. 

이날 일본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468.20포인트(1.77%) 하락한 2만5963.00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만6000선을 밑도는 건 5월 1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토픽스 지수도 31.91포인트(1.71%) 내린 183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스위스와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급격한 긴축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됐다. 일본 증시는 이날 장 중 한때 700포인트를 넘었지만 일본은행이 금융 정책 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면서 낙폭이 점차 줄었다.

일본은행은 이날 열린 정책위원회·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의 저금리 정책 및 대규모 금융완화는 최근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일본은행은 기존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선 미국 인플레이션은 쉽게 억제되지 않고 경기를 희생한 채 금리 인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강해져 도쿄 시장에서는 자동차주, 철강주 등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쏟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반면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41포인트(0.96%) 상승한 3316.79로 장을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는 180.18포인트(1.48%) 오른 1만2331.14로 거래를 마감했다. 창업판지수도 71.74포인트(2.77%) 뛴 2657.21로 장을 닫았다. 

이날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순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 외국인 자금) 규모는 91억6800만 위안(약 1조76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57억4400만 위안이 순유입됐으며,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서도 34억2300만 위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만 외국인은 모두 174억 위안(약 3조3596억원)어치의 A주(중국 본토 증시) 주식을 순매입했다.  

최근 위안화 강세가 외국인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176위안 내린 6.692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26% 상승한 것이다. 환율을 내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또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규제 완화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내주 반독점법 개정안 2차 심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허칭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대변인은 "오는 21∼24일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반독점법 개정안에 대해 2차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최근 빅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를 거듭 시사한 만큼 이번 반독점법 개정안 심의가 빅테크에 숨통을 틔워줄지 관심이 쏠린다. 관련 소식에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중화권 증시는 혼조세다. 대만 가권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97.35포인트(1.25%) 하락한 1만5641.26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9.57포인트(1.10%) 상승한 2만1075.00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이 경제 부양을 위해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과 빅테크 규제 완화 기대감에 홍콩 증시에서 매수세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