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해운사 IPO, HMM 주가 반토막 영향에 재개 오리무중
2022-06-17 07:00
지난해 상반기 연이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해운사들이 올해 일정 강행을 주저하고 있다. 해운사 대장주인 HMM 몸값이 반 토막 나면서 상장하더라도 제대로 몸값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에서다.
아울러 해운 업황이 지난해 정점을 기록하고 올해 내려오는 듯 보이는 점도 해운사를 고뇌하게 만들고 있다. 또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점도 해운사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다음 호기까지 실적을 개선하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낫다는 진단이 나온다.
◆SM상선·에이치라인해운, 당분간 상장 보류···"적정 시기 검토 중"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을 추진·검토했던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올해는 IPO 강행을 주저하고 있다.
SM상선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절차상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올해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급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당분간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공모시장에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M상선은 지난 11월 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당시 비교그룹 주가가 HMM 전환사채(CB) 청구권 행사 문제 이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심사를 통과했으나 11월 초 수요예측 등 상장 절차를 밟는 중 돌연 일정 연기를 선언했다. 해운·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몸값을 책정받은 결과 이 같은 의사 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심사 통과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이었던 올해 3월 말까지 일정을 재추진하지 않았다. 상장 예비심사 결과는 6개월 동안 유효하기에 해당 기간 안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6개월 유예기간이 끝난 탓에 결국 SM상선은 재상장을 추진하면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감안하면 SM상선이 한동안 시장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주관사와 협의해 상장 일정을 검토하던 에이치라인해운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에이치라인해운 관계자는 "현재 상장 관련 사항 중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내부적으로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 주가 반 토막 영향···상장 해운사 몸값도 반 토막
IPO를 추진하던 해운사가 돌연 일정 진행을 주저하게 된 것은 상장 해운사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탓이 크다. 상장을 추진하던 해운사가 원하는 만큼 몸값을 받기 힘들어진 탓에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상장 희망 해운사의 몸값 산정 기준이 크게 바뀌었다. 일례로 지난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한 SM상선은 3조원대 몸값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됐다. 지난해 상반기 관측된 SM상선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인 30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단순 적용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3월과 6월 말 상장 해운사 4곳의 평균 PER가 19.17~27.02배를 기록하던 상황이라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올해 3월에는 상장 해운사 평균 PER가 3.8배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또한 지난해 SM상선 연간 영업이익이 1조878억원으로 예상치였던 3000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운사의 고뇌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상장 해운사 PER인 3.8배를 단순 추산하면 4조1336억원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PER가 10배 이상을 유지했다면 10조원대 몸값을 실현할 기회가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이같이 상장 해운사 PER가 급락한 것은 해운 대장주인 HMM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작지 않다. HMM은 지난해 4만8850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 말에는 2만9150원, 이달 16일에는 2만7400원으로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해운사 주가가 올해까지 유지됐다면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 등이 몸값 대박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다소 아쉬울 것"이라며 "당시 3000선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가 현재 25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라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는 상황 같다"고 말했다.
◆업황도 정점서 내리막길···"다음 호기 기다려야"
문제는 해운 업황도 올해 초 정점을 기록하고서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4233.31을 기록했다.
SCFI는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17주 연속 하락했다. 현재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정점 대비 15% 이상 운임지수가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극심했던 코로나19 영향이 올해 다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운사 선박이 항구에 묶이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 이에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선복에 대한 가치가 급등하면서 해운사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주요국에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가와 업황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에서는 해운사가 굳이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려운 상황에서 IPO를 강행하기보다 다시 호기를 기다리면서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 업황이 좋지 않지만 이런 때야 말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옛날처럼 해운사끼리 출혈 경쟁에 골몰하기보다는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도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운 업황이 지난해 정점을 기록하고 올해 내려오는 듯 보이는 점도 해운사를 고뇌하게 만들고 있다. 또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점도 해운사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다음 호기까지 실적을 개선하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낫다는 진단이 나온다.
◆SM상선·에이치라인해운, 당분간 상장 보류···"적정 시기 검토 중"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을 추진·검토했던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올해는 IPO 강행을 주저하고 있다.
SM상선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절차상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올해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급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당분간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공모시장에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M상선은 지난 11월 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당시 비교그룹 주가가 HMM 전환사채(CB) 청구권 행사 문제 이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심사를 통과했으나 11월 초 수요예측 등 상장 절차를 밟는 중 돌연 일정 연기를 선언했다. 해운·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몸값을 책정받은 결과 이 같은 의사 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심사 통과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이었던 올해 3월 말까지 일정을 재추진하지 않았다. 상장 예비심사 결과는 6개월 동안 유효하기에 해당 기간 안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6개월 유예기간이 끝난 탓에 결국 SM상선은 재상장을 추진하면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감안하면 SM상선이 한동안 시장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주관사와 협의해 상장 일정을 검토하던 에이치라인해운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에이치라인해운 관계자는 "현재 상장 관련 사항 중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내부적으로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 주가 반 토막 영향···상장 해운사 몸값도 반 토막
IPO를 추진하던 해운사가 돌연 일정 진행을 주저하게 된 것은 상장 해운사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탓이 크다. 상장을 추진하던 해운사가 원하는 만큼 몸값을 받기 힘들어진 탓에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상장 희망 해운사의 몸값 산정 기준이 크게 바뀌었다. 일례로 지난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한 SM상선은 3조원대 몸값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됐다. 지난해 상반기 관측된 SM상선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인 30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단순 적용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3월과 6월 말 상장 해운사 4곳의 평균 PER가 19.17~27.02배를 기록하던 상황이라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올해 3월에는 상장 해운사 평균 PER가 3.8배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또한 지난해 SM상선 연간 영업이익이 1조878억원으로 예상치였던 3000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운사의 고뇌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상장 해운사 PER인 3.8배를 단순 추산하면 4조1336억원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PER가 10배 이상을 유지했다면 10조원대 몸값을 실현할 기회가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이같이 상장 해운사 PER가 급락한 것은 해운 대장주인 HMM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작지 않다. HMM은 지난해 4만8850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 말에는 2만9150원, 이달 16일에는 2만7400원으로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해운사 주가가 올해까지 유지됐다면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 등이 몸값 대박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다소 아쉬울 것"이라며 "당시 3000선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가 현재 25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라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는 상황 같다"고 말했다.
◆업황도 정점서 내리막길···"다음 호기 기다려야"
문제는 해운 업황도 올해 초 정점을 기록하고서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4233.31을 기록했다.
SCFI는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17주 연속 하락했다. 현재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정점 대비 15% 이상 운임지수가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극심했던 코로나19 영향이 올해 다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운사 선박이 항구에 묶이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 이에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선복에 대한 가치가 급등하면서 해운사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주요국에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가와 업황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에서는 해운사가 굳이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려운 상황에서 IPO를 강행하기보다 다시 호기를 기다리면서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 업황이 좋지 않지만 이런 때야 말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옛날처럼 해운사끼리 출혈 경쟁에 골몰하기보다는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도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