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경쟁 본격화…이통 3사, K-UAM 그랜드 챌린지 합종연횡

2022-05-31 15:00
2040년 1800조원 이상 전망…통신 강점 활용해 신사업 확대

이동통신 3사가 하늘에서 맞붙는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에 참여하면서 일명 '에어택시'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SKT)은 31일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컨소시엄을 통해 실증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오는 2025년 UAM 최초 상용화에 앞서 △안전성 검증 △적정 안전기준 마련 △업계 시험·실증 지원 등을 위한 그랜드챌린지를 진행한다. 내년에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진행되는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에서는 UAM 기체와 통신체계 안전성 확인 및 K-UAM 교통체계 통합 운용을 점검한다. 2단계는 도심지역 1단계 성과를 고려해 오는 2024년 진행할 계획이다. 제안서를 제출한 사업자들을 평가하고, 연내 1단계 실증사업 수행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진=아주경제DB]

◆ SKT, '초협력'으로 글로벌 수준 역량 갖출 것…유영상 대표가 직접 챙긴다

SKT 컨소시엄은 국토부 주관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에서 서비스·기체·인프라·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SKT,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을 중심으로 UAM 상용화를 주도해 왔다. 또한 최근 기상 관측 및 예보 기술을 보유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지형정보 구축 및 데이터 활용에 강점이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를 컨소시엄 파트너로 새롭게 영입했다. 

SKT는 컨소시엄 내에서 'UAM 운항 시스템'과 'UAM 교통관리 시스템' 등 그랜드챌린지 실증 과제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하고, K-UAM 그랜드챌린지의 '실제 기체 기반 실증'을 주도해 한국형 UAM 운영 기준 및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이번 제안서에 SKT는 UAM 생태계의 핵심 영역으로 기대를 모으는 운항 시스템, 운항지원정보 분야 실증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컨소시엄 참여기관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초협력을 통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UAM 운항 시스템은 운항 스케줄과 비행경로를 관리하며, UAM 교통관리 시스템은 운항하는 기체들의 충돌이나 장애물과의 추돌을 방지한다. 

SKT는 장애물 등 지형정보, 소음, 날씨(기상상황), 전파 품질 등 UAM 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실시간 통합 운항지원 정보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도심 환경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견고하게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첨단 이동통신망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구축·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UAM 항공기의 도심지 저고도(300~600m) 운항을 고려한 5G 및 4G 이동통신 서비스와 UAM의 연계도 시험할 계획이다.

또한, SKT는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과 UAM 교통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3사는 UAM 항공기의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의 구축 및 권역 감시, 보안·안전 관련 지상 운용 관련 실증도 맡는다.

SKT는 UAM 기체·운항 분야 글로벌 협력사인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실증 테스트(AAM National Campaign)를 통해 축적한 UAM 운항 경험을 참고해 K-UAM 그랜드챌린지 초기 단계부터 차별화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SKT는 유영상 대표가 직접 챙길 만큼 UAM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 UAM 사업 태스크포스(TF)도 두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대표 UAM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양사 CEO 주도의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SKT는 조비 기체를 도입해 국내 UAM 서비스 초기 실증 영역에서 독보적인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2025년 국내 UAM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들과 기술 연구 및 안전성 검증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 SKT 제안서 [그래픽=SKT]

◆ KT·LG유플러스도 UAM 상용화 속도

KT는 현대자동차,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상용화에 나선다.

KT는 이번 그랜드챌린지에서 항공기·운항자, 교통관리 분야 실증에 참여하며, 이 외 상공 통신망, 데이터 플랫폼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UAM 통신망·교통관리·데이터서비스 기능을 충심으로 역량을 실증해 향후 UAM 운항사업, 교통 관리, 버티포트 사업까지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UAM 컨펙스에서 K-드론시스템(UTM)을 활용해 인천국제공항 부근 관제권 내에서 비행 시연하는 2인승 UAM 기체 및 드론을 공항 관제시스템과 연계 교통관리를 시행하는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컨소시엄에서 안전 운항을 위한 교통관리시스템과 통신서비스 제공을 맡는다. 드론 솔루션·서비스 전문기업 파블로항공과 교통관리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UAM의 항로에 적합한 이동통신 상공 커버리지를 검증하고, 통신 품질을 빠르게 확보할 계획이다. LG사이언스파크와 협력해 LG그룹 각 사의 배터리, 모터 등 역량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AM 운행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책임지는 교통관리 플랫폼을 검증하고, 통신사업자로서 5G 등 이동통신이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에서도 고품질 통신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UAM 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 K-UAM 그랜드챌린지를 통해 네트워크 인프라와 UAM 교통관리영역에서 UAM 관련 선행기술 확보와 향후 상용화에 필요한 고객 대상 통신품질 수준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국공항공사]

◆ 이통 3사, UAM 경쟁 나선 이유는…2040년 1800조원 이상 전망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비행체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로 '에어택시'라고도 불린다. 헬기처럼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하지만 소음과 진동은 적다. 지상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고, 매연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UAM을 상용화하면 서울 도심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공항버스 대신 항공 셔틀을 타고 날아가거나, 김포에서 강남까지 10여분 만에 주파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통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사람이 탑승해야 하는 만큼 비행체와 지상 관제 시스템을 연결하는 상공망, 지상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해야 한다. 통신·정보통신기술(ICT) 강점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UAM은 원격 관제, 자율주행으로 고도화할 전망인 만큼 통신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70억 달러(약 9조원)에서 오는 2030년 3220억 달러(약 399조원),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826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글로벌 UAM 승객이 2030년 1200만명에서 2050년 4억45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