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고급 인재 부족", SK하이닉스 "반도체 특성화 대학 만들어야"
2022-05-30 17:00
이종호 과기부 장관 "초격차 반도체 실현 위해 산학연 협력으로 인재 양성"
대학정원 총량제 규제 덜한 4대 과기원 중심으로 반도체 인재 확대 계획
대학정원 총량제 규제 덜한 4대 과기원 중심으로 반도체 인재 확대 계획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초격차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반도체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KAIST에서 산학연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이광형 KAIST 총장 등 반도체 관련 국내 산학연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산업뿐만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처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분야는 산학연이 협력해서 기초가 튼튼하고 창의력이 높은 양질의 인재를 양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치르느라 불철주야 애쓰는 산업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무기가 인재다. 반도체 인재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데, 고급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다"고 말했다.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해 학부 전공과 관계없이 반도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 특성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계약학과 설치를 위해) 수도권 대학 정원 총량제도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중소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은 반도체 인재의 대기업 유출로 인해 인재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비전공자도 1년 정도의 훈련 또는 연수를 거쳐 소부장 업체로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아카데미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메모리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4대 과기원을 활용한 반도체 핵심 인재 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다른 국내 대학이 대학정원 총량제에 발이 묶여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계약학과 신설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4대 과기원은 기업과 인재 채용을 위한 논의를 한 후 정부(과기정통부·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이사회의 결정만 있으면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기존에 학사급 반도체 계약학과를 도입한 KAIST뿐만 아니라 GIST, DGIST, UNIST에도 계약학과를 도입해 내년부터 연 200명 이상의 인재를 양성한다. 4대 과기원의 반도체 계약학과는 KAIST 연 100명, GIST 연 20명, DGIST 연 50명, UNIST 연 30명 수준으로 운영한다.
또, 석·박사급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현재 KAIST와 UNIST에서 운영 중인 산학협력 대학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GIST와 DGIST에도 반도체 대학원 또는 반도체 전공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 220명 배출되는 반도체 석·박사 인재를 5년 내에 500명으로 2배 이상 확대한다.
4대 과기원은 반도체 설계, 공정 미세화 등 현업에서 경험을 쌓은 산업계 출신 박사급 교수 채용도 확대함으로써 인재들이 현업에서 필요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쌓을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도 기업에서 은퇴한 반도체 고급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