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인 판세 전망] "9대4로 與 우세···4곳 접전"

2022-05-30 00:00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일 앞둔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 체육관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지 분류기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사흘 앞두고 정치 전문가들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에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최소 9곳 이상에서 우세승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전북‧전남‧광주) 3곳과 제주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여야 모두 공히 핵심 승부처로 규정한 경기지사 선거는 혼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간 접전으로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기도를 가져가는 쪽이 실질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29일 본지는 정치 전문가 10인에게 '지방선거 판세' '남은 기간 변수' '승패 요인' 등을 질문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연구위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가나다순) 등이 응답했다.

이 중 8명은 지난 3·9 대선 당시 본지 전문가 판세 분석에 참석해 '4대 3대 3'으로 윤석열 대통령 우세를 점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와 판단을 유보한 전문가는 각각 3명이었다.
 
◆"국정 안정론이 견제론보다 우위"

전문가들 대다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르는 것이기에 국민의힘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국정 안정론'이 '국정 견제론'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최진 원장은 "지난 대선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승자 프리미엄이 있어서 집권여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일원 대표는 "민주당이 구도를 잘 설계해야 했는데, 스스로 (패배한) 대선 구도를 다시 소환해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교수도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4년 전 지방선거와 정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민주당은 호남 3곳에) 한두 곳 더 붙는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종훈 평론가 역시 "국민의힘이 10곳 이상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민주당이 이길 만한 곳은 호남 외에 제주·충남·세종 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경기도다. 배철호 수석위원은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지더라도 경기도 선거에서 이기면 (지지층) 표심은 살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도 경기도에서 지면 이기더라도 묘한 뒷맛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진동 평론가는 "민주당이 경기도를 지키지 못한다면 당지도부 교체 등 책임을 둘러싼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고전을 하는 것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계양을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초강세 지역이기에 이 후보 승리를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배 위원은 "이 후보를 인천에 호출한 것은 인천과 경기 승리와 더 크게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바람몰이하기 위해서 불렀다"면서 "이제는 본인이 당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측 '이재명 마케팅'이 애초 기획 의도와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겨도 큰 효과가 없을 듯하고, 만약 패배하면 (민주당에)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쇼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남은 변수 '리스크 관리'
 

[그래픽=아주경제 DB]

지방선거 본투표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딱히 변수도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신율 교수는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기에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당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상수 이사장은 "민주당이 견제 세력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했는데 오히려 지리멸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지금부터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읍소전략을 해야 겨우 따라붙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민주당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힘과 여권의 실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큰 변동이 없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결국 민주당 자체 요인이 크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형식 소장은 "대선 직후 이뤄지는 선거는 여당이 유리하다. 대부분 역대 선거가 그랬다"면서 "반면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고, 그 후 계파 갈등, 성 추문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일원 대표는 "막판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표를 결정하지 않은 투표 유보층에 영향을 준다"며 "도덕성 등 국민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누가 리스크 관리를 더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 어느 진영 지지층이 더 절박하게 투표에 참여해줄 것이냐와 지지층 투표율이 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