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연구 KAIST가 다했다...기업 AI는 삼성전자·네이버가 쌍끌이

2022-05-22 15:00
글로벌 학회 등재 AI 논문 수 KAIST가 국내 1위...기업은 삼전·네이버가 1·2위
LG AI연구원, 카카오, 업스테이지가 3·4·5위 기록
한국 AI 역량 순위도 8→6위로 2단계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한국에서 인공지능(AI)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를 가장 많이 한 기관(기업+대학교)은 KAIST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꼽혔다. 

22일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2021년) 한국은 11개 글로벌 AI 톱티어 학회에 AI 논문 324개를 발표해 기계학습·자연어처리와 같은 AI 핵심 기술을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연구하고 있는 국가로 집계됐다. 2020년 200개 논문을 발표해 8위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두 단계 오른 것이다.

1위와 2위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나란히 차지했다. 미국은 AI 논문을 4535개 발표하며 AI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과시했다. 미국은 전년(3516개) 대비 논문 수를 28.98% 확대했다. 중국은 AI 논문을 2181개 발표하며 미국 못지않은 AI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전년(1655개)과 비교해 논문 수가 31.78% 급증했다. 3위는 영국(862개), 4위는 캐나다(479개), 5위는 독일(477개)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AI 연구를 가장 많이 하는 기관은 지난해 AI 논문을 544개 발표한 구글이었다. 구글은 일개 기업임에도 캐나다·독일·한국을 넘어서는 AI 연구 성과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논문을 408개 발표하며 구글 뒤를 바싹 쫓았다. 3위는 카네기멜런대(331개), 4위는 스탠퍼드대(293개), 5위는 페이스북(284개)으로 집계됐다. 중국 칭화대는 AI 논문 262개를 발표하며 279개를 발표한 매사추세츠공과대에 이어 전 세계 7위, 중국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선 KAIST가 다른 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AI 연구 실적을 자랑했다. KAIST는 129개 논문을 발표하며 국내 AI 연구 지분 중 40%를 차지했다. 이를 반영한 듯 네이버, KT 등 국내 IT 기업은 KAIST와 '초창의적 AI 연구센터' 'AI·SW 공동연구소' 등 R&D(연구개발) 센터를 공동 설립하며 KAIST의 AI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AI 논문을 62개 발표하며 2위로 자존심을 지켰다.

국내 기업 중 AI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곳은 삼성전자 R&D 조직인 삼성리서치로 집계됐다. 삼성리서치는 지난해 AI 논문 58개를 발표하며 AI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기업 2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개발에 전사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네이버(36개)였다. 구광모 LG 회장이 초거대 AI '엑사원'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LG AI 연구원도 AI 논문을 11개 발표하며 기업 3위로 집계됐다.

기업 4위는 카카오의 B2B 사업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9개)였고, 네이버 AI 개발을 총괄하던 김성훈 대표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논문을 3개 발표하며 기업 5위로 집계됐다. 이 밖에 엔씨소프트도 1개 논문을 발표하며 기업 6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는 AI 서비스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에도 AI 핵심 기술 관련 논문을 하나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주경제DB]

한 AI 업계 전문가는 "지난 10년간 AI 논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등 톱2 국가와 나머지 국가의 차이가 더 가파르게 심화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강세 속에서 지난해 페이스북의 약진이 눈에 띈다"며 "산업계와 학계의 연구실적 차이가 심화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인턴십 등을 통한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에선 KAIST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번 집계는 기계학습과 자연어처리에 한정된 것이고, KAIST는 원래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전 세계 3~4위권 수준이기 때문에 KAIST를 전 세계 톱5에 드는 AI 연구 기관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다만 1, 2위가 워낙 성과가 우수해 간극을 줄이기 위한 학계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집계를 두고 삼성리서치의 AI 연구 성과는 대부분 해외 연구소 중심인 만큼 국내에선 KAIST, 서울대, 네이버를 톱3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