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세청, 이지홀딩스·팜스토리 특별세무조사…지주사 전환·합병 과정 들여다볼 듯
2022-05-18 06:01
17일 동종 업계와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중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이지홀딩스와 팜스토리에 투입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예치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 아닌 비정기(특별) 또는 기획 세무조사만을 전담하는 곳으로, 주로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을 때 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이 이지홀딩스와 팜스토리에 대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 취재를 종합해보면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이지홀딩스, 팜스토리, 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에 대해 2017년께부터 2020년께까지 회계 자료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은 이지홀딩스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계열사 간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점과 일치한다. 특히 조사 대상이 된 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는 2019년 팜스토리에 흡수합병된 법인이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이지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팜스토리·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과 이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지홀딩스는 2020년 5월 이지바이오를 인적분할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행해왔다. 옛 이지바이오였던 이지홀딩스는 2020년 5월 1일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분할 후 존속 법인인 이지홀딩스는 투자산업부문과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게 됐고 분할 후 신설 회사인 이지바이오는 배합사료와 사료첨가제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지난해 5월에는 이지바이오 주주들에게 이지바이오 주식 647만9630주를 받고 그 대가로 신주 950만5222주를 발행하는 464억원 규모 현물 출자 방식을 통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앞서 이지홀딩스와 함께 세무조사 대상이 된 팜스토리는 2019년 12월 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지홀딩스그룹의 잇단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지현욱 이지홀딩스 대표로 승계하는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 후 결과적으로 지현욱-이지홀딩스-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지홀딩스(옛 이지바이오)에 대한 지 대표 지분율은 인적분할 전인 2019년 말 16.69%였지만 지주사 전환 과정이 마무리된 지난해 말에는 28.29%로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원철 총괄회장 지분율은 11.6%에서 9.91%로 감소했다.
팜스토리가 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를 흡수합병한 후 이지홀딩스(옛 이지바이오)의 팜스토리 지분율도 크게 상승했다. 이지홀딩스의 팜스토리 지분율은 2018년 49.93%로 과반에 조금 못 미쳤으나 합병 직후인 2019년 말 66.68%로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창업자인 지원철 총괄회장이 2017년 아들 지 대표에게 옛 이지바이오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아왔는데 최근 지주사 전환과 인적분할 과정을 거치면서 지현욱-이지홀딩스-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사실상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 성격에 대해 “조사4국이 진행했더라도 조사 내용 자체는 인적분할, 계열사 합병 과정상 비율 문제 등을 다루는 일반적 정기세무조사 성격으로 지 대표 승계 과정 역시 불법은 전혀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인적분할은 지주사 전환이 목적이며 합법적 비율로 분할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팜스토리와 한국축산의희망서울사료는 모두 사료회사로 시너지 효과와 비용 절감이 기대돼 합병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