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지출 여전히 코로나 그늘…"엔화 약세로 더 힘들어져"
2022-05-10 14:30
일본 소비지출이 여전히 코로나19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일본 총무성은 2021년도 가계조사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은 한 달 평균 28만935엔으로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2020년도보다 1.6% 증가했다. 이처럼 증가한 것은 2017년도 이후 4년 만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했던 2020년 소비가 워낙 위축됐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동으로 2021년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라면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는) 견고한 소비가 경기를 이끄는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증가의 힘이 부족하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까지 겹치면서 경기회복 길을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는 내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의 위축은 경제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부항목 별로 보면 지난 2021년 소비지출은 2020년도 대비 외식이 6.4%, 교통이 22.9% 증가했다. 이밖에도 숙박료(19.9%), 보건의료(1.5%), 교양오락서비스(9.2%)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물론 일본도 각종 보건 규제 완화로 경기회복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닛케이는 "신용카드 결제액에 근거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4월 전반의 소비는 코로나19 이전인 2016~2018년 같은 기간 평균에 비해 5.7% 증가했다"면서 "행동제한이 3월 하순에 해제되면서 여행과 외식 부문도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4월 후반부터의 대형연휴와 규제완화가 겹치면서 향후 소비가 더욱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일본 내 물가상승이다. 전기 요금이나 식품 등 생활에 익숙한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한편 미국과 달리 임금 상승폭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코로나 전부터 미국과 유럽에 비해 소비나 경기가 약세를 보였던 일본에게 코로나19 재확산이나 임금 조정 등은 향후 일본 경제성장을 위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21년도 근로가구의 평균저축률은 34.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부터 0.7포인트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