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소개팅 앱서 만난 女 '강간' 고소...무고죄 대책 마련 목소리

2022-05-06 13:5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입고 강간 혐의까지 뒤집어쓴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결국 무혐의로 판정이 났지만, 성범죄 무고죄 처벌과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간 무고죄 고소하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코로나 시국에 이성 만날 기회가 없어 소개팅 앱을 이용했는데 형님들도 조심하십시오”라며 최근 벌어진 일을 전했다.
 
이어 A씨는 “몇 달 전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자가 있었다. 3차례 정도 만났고 같이 식사도 하고 술도 몇 잔 마셨다. 또 우리 집에서 성관계가 아닌 입맞춤, 손잡기 정도의 스킨십을 한 사이”라면서 “그런데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집착이 심했고, 더 이상 만남을 이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별을 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부터 사업장과 휴대폰으로 수백 통씩 전화를 해댔다. 그래서 바로 스토킹으로 고소했고,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고소를 취하해 줬다”며 “그런데 두 달 뒤 강간으로 고소가 들어왔다. 알고 보니 나이와 직업 모두 속였더라”고 설명했다.
 
A씨는 “내가 사업을 하다 보니 만사에 항상 의심이 있어 통화 녹취와 카톡 대화를 항상 남겨둔다”며 “다행히 ‘성관계를 안 했다’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라고 협박하는 녹취가 있었기에 당연히 무혐의로 종결이 났다”고 덧붙였다.
 

A씨가 첨부한 수사 결과 통지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가 첨부한 수사 결과 통지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2일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A씨는 “무혐의 종결 후 바로 무고죄로 고소하고 오는 길”이라며 “그 여자에게 인생은 실전이란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무고죄 발생 건수는 32% 증가했으며 이 중 성범죄, 성폭력 관련 무고죄는 전체 비율의 40%에 이른다. 물론 성폭력 범죄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이 선고될 만큼 중한 범죄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를 역이용해 무고하게 성범죄로 고소하는 사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형법상 무고죄도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경찰서나 검찰청 등의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신고하는 것으로, 자신의 신고 행위가 무고죄에 해당할 경우 형법 제1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성범죄의 경우 다른 범죄와 달리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특성상 피해자의 고소와 진술에 의해 수사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억울한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양측의 관계, 사건 전후 사정,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 또는 당시 주변의 진술 및 CCTV, 음성, 메시지 기록 등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둬야 한다.
 
성범죄 고소는 연인, 지인 사이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를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지난 3일 ‘(성범죄 등) 무고죄 신설’ 공약이 국정 과제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래픽=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