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연준 쇼크] 높아지는 미국 금리에...중국 딜레마 더 커져

2022-05-05 15:01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 1bp=0.01%)'을 단행하면서 중국 금융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통화 완화 정책을 취하자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며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돼 과감한 금리 인하와 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속 4월 한 달에만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약 4.2%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05년 달러화 페그제를 종료한 이후 월간 최대 낙폭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4일) 전 마지막 증시 개장일인 29일 중국공산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 회의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상승 전환됐다. 

실제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5일 위안화 기준환율은 다시 6.5위안대로 내려갔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505위안 내린 6.567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76% 상승한 것이자, 2020년 11월 6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환율을 내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은 앞으로도 빅스텝 금리 인상을 수차례 지속할 의지를 보이는 미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위안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최근 블룸버그가 11명의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개월 안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7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지속적인 자본 유출로 인해 6월 말까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7위안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좡보 루미스 세일스 인베스트먼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평가 절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85위안까지 상승하고 내년에는 7위안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5월 들어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클 것이지만, 위안화 약세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우마오화 광다은행 금융시장부 거시 전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6~6.7위안 사이에서 등락할 수 있지만 위안화 추가 절하 기반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서서히 보이고 있는 데다 조업 재개 가속화에 따라 경제도 차츰 회복세를 보여 위안화 가치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왕칭 둥팡진청 거시 전문 애널리스트도 "2021년 하반기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약세(위안화 가치 절상)를 유지해 왔고 향후 위안화 가치의 추가 절하 공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연준의 긴축 전환은 중국 통화정책 운용에 방해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