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속화하나

2022-05-01 05:00
中 봉쇄 지역 확대...공급망 차질 우려↑
중국, 연간 5.5% 성장률 목표 달성 '난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원유와 식량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세계 경제를 '새로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시대'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봉쇄 조치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 제조업의 허브이기 때문에 중국 공장의 생산이 멈추면 세계에 미치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중국 봉쇄 지역 확대...공급망 차질 우려↑
사실 27일까지만 해도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여 중국 도시 봉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상하이에서 신규 감염자가 늘어나고 베이징에서도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중국 방역 당국은 봉쇄식 관리를 확대하는 등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봉쇄 구역을 확대했다. 28일 오전부터 차오양구 2개 지역을 추가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한 것이다.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관리통제구역 내 아파트 단지 입구마다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경찰과 보안요원을 동원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 한 달 이상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하이시 상황도 마찬가지다. 당국이 29일 관리통제 구역에서의 신규 감염자 수가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봉쇄 수위를 이어가고 있어 해제 시점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며 물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해운 정보회사 윈드워드는 "지난 19일 기준 상하이항 등 중국 내 항만에 접안하려고 대기하는 선박은 모두 506척"이라며 "도시 봉쇄가 있기 전인 올해 2월(260척)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상하이항의 대기선박 비율(전체 선박 중 접안을 하지 못해 바다에서 기다리는 선박 비율)도 2월에 15%를 밑돌았지만 지금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봉쇄가 지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의 봉쇄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운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분석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세계가 중국 제품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지난 2020년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이 황 번스타인 연구원은 "중국 봉쇄의 거시적 영향이 상당히 높을 수 있다"며 아직 시장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에 비해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비용은 5배, 항공 운임은 2배 높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대규모 교역 파트너에 대한 인플레이션 수출이 더 증가할 것이지만 중국 내 수요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닛 무이 브레윈 돌핀의 시장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은 모든 공급망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운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신화통신]

 
◆중국, 연간 5.5% 성장률 목표 달성 '난망'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이 올해 목표한 '5.5% 안팎'이라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는 이미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조사한 글로벌 IB 9곳의 2022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 전망치가 4.5%로, 중국 당국의 목표치인 5.5% 안팎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당초 4.3%였던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3.9%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연간 GDP 전망치가 4%대를 밑도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노무라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2%를 기록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올해가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은 "상하이 등 도시 봉쇄로 물류 시스템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며 "경제 충격이 큰데도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루팅 일본 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경제 전반에 커다란 공급 충격을 야기할 것"이라며 "이는 소득 감소와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져 주택 내구재 자본재에 대한 수요를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UBS, 바클레이스 등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평균치보다 낮은 4%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종전 4.8%에서 4.2%로, UBS는 5%에서 4.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와 골드만삭스 역시 각각 4.3%, 4.5%로 낮췄다. 싱가포르은행 분석가도 중국 당국이 지난주 내놓은 실망스러운 경기 부양책을 반영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5%에서 4.8%로 조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