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재용·신동빈 사면해달라"…경제5단체, 文정부 마지막 특사명단 포함 요청
2022-04-25 20:07
석가탄신일 앞두고 '사면복권 청원서' 청와대·법무부에 제출
“사회 통합이 절실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는 인사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통해 치유와 통합의 정치를 펼쳐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내 경제단체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부 기업인의 사면복권을 청원하고 나섰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특별사면 대상자에 이들이 포함될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면 청원대상자 명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경제5단체는 이번 사면청원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세계경제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중에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인 점을 내세웠다. 또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고, 경제계는 투명경영, 윤리경영 풍토를 정착하고 신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사면 청원의 대상자는 경제단체 추천 및 기업의 신청을 받았고,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형기의 대부분을 채워 가석방 상태인 기업인 그리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대상자는 총 20명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비록 풀려났지만 가석방 중인 데다 취업제한 논란으로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제약이 컸던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특별사면 요청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2017년부터 받은 재판만 100회를 넘는다. 2017년부터 3년간 83차례 재판을 받았다. 여기에 목요일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횟수만 42회다. 지난달부터는 3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도 병행하고 있다. 3주에 한 번꼴로 주 2회 법정에 출석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사실상 '총수 부재' 상황이라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경제단체의 사면복권 요청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최근 회사 주가가 계속 하락세이고, 차기 정부가 반도체를 국가안보자산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까지 이뤄지면 삼성의 '사업보국' 역할론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 정부의 마지막 사면 대상에 과연 기업인이 포함될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재계 1위 기업 총수가 사면될 경우, 국가경제를 위해 삼성이 이전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할 가능성은 크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롯데 수사,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 관련 거액의 횡령·배임 혐의로 복역해오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두 기업 모두 회장이 사면될 경우 향후 투자와 신사업 추진이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특별사면복권 조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청원에는 현 정부에서 '패싱' 당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