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장 "지방선거 코앞인데 수사 못하면 혼란 어쩌나"..박병석 중재안 정면 비판

2022-04-22 17:16
2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 글 게재
"중수청 신설 땐 수사·기소분리 어떡하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22일 사직서 제출한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승용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지검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여야가 수용한 중재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지검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특별수사청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 FBI 등과 같은 특별수사기구 도입 여부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있었나”라며 “검사의 수사 지휘를 하는 미국 구조 그대로 도입되는 건가, 그렇다면 수사·기소 분리의 모순은 어떻게 해결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갖되 특별수사청을 설립해 권력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찰에서 연구해서 내놨을 때 헌신짝처럼 걷어찬 분들은 누구인가”라며 “인력과 예산, 노하우를 합치는 작업이 5년 내내 해도 겨우 완성될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6대 중대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부패·경제) 중 2개인 부패·경제 범죄만 수사하도록 하자는 내용에 대해서는 “선거 범죄는 시효 문제, 선거 운동의 복잡한 법리 문제 등 어렵고 실수도 많은 범죄인데 선거를 코앞에 앞두고 수사를 못 하게 하면 그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6개 특수부를 3개 특수부로 감축한다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특수부 명칭은 없어진 지 오래인데 중재안에 그 명칭을 쓰나. 반부패수사부도 대구지검에 딱 1개 있다”며 “지금의 부패 수사 총량과 현재 검경의 부패 수사 능력을 분석해 공백이 없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나온 중재안인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여야가 박 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검찰 지휘부는 이날 오후 총사퇴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검찰총장은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발의에 반발해 지난 17일 사의를 표명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로 사의를 철회한 바 있다.

김 총장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고검장급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도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 현직 고검장 6명도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