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준율 0.25%p 인하…102조원 공급(종합)

2022-04-15 21:43
경기 침체 조짐에 또 유동성 공급
20일 사실상 기준금리도 인하 가능성↑

[사진=로이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는 2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지준율을 인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강도 높은 부양책을 쏟아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인민은행은 15일 저녁 성명을 통해 오는 25일부터 은행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성(省)급 행정구 내 도시 상업은행에 대해 지준율을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4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해 인민은행은 두 차례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인하 후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8.1%로 낮아진다. 이로 인한 시중 장기 자금 공급 효과는 약 5300억 위안(약 10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지준율 인하로 금융기관들이 연간 65억 위안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인민은행이 전했다.

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비율이다. 정식 명칭은 법정 지준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난다.

사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앞서 13일 열린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의 경제 사회 상황 변화에 대응해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이 높은 대형 은행이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인하하도록 장려할 것"이라며 동시에 "지준율 인하 등의 통화정책 수단을 적절한 시기에 사용해 실물 경제, 특히 전염병 영향을 크게 받은 업종 및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원이 최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적기에 통화 정책 수단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6일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해 "현재 일부 시장 주체가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며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적시에 활용하고 정책의 총량과 구조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해 온건한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하 폭이 예상보다 낮다는 이유로 이번 지준율 인하에 이어 오는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15일 동결됐지만 지난해 12월처럼 MLF를 조정하지 않고 LPR만 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왕칭 둥팡진청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코로나19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당국이 이번 지준율 인하에 이어 LPR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