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엔화 약세 주시"…경고에도 반짝 상승만

2022-04-12 14:36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일본 정부가 경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2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날 스즈키 재무상은 일본 정부의 국무회의인 각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구두 경고 했다. 그는 "정부는 경계심을 갖고 최근 엔화 가치 하락 등 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다"라면서 "(환율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살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스즈키 재무상의 발언 뒤 달러 대비 엔 환율은 125.48엔에서 125.11달러로 잠시 하락했지만, 폭은 크지 않았다. 이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즈키 재무상 발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11일 한때 125.76엔까지 하락(달러-엔 환율 상승)하면서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또 "주요 7개국(G7)에서 합의된 방식에 근거해 미국 등 통화당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도모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빠른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하면서 양국의 통화정책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엔화 약세는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치인 125.86엔을 돌파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칸다 타쿠야 도쿄 가이타메닷컴 서치 리서치 연구소장은 스즈키 총재의 발언에 대한 반응에 대해 "달러당 엔화의 환율이 매우 중요한 수준인 125.86에 가까워지면 시장참여자들은 이익을 실현하거나 포지션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가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의 차이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은 다시 한번 달러/엔 환율 상승을 시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칸다 연구소장은 "단기적 관건은 일본 정부가 구두 개입의 기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점이다"라면서 "달러/엔 환율이 125.86이 깨질 경우 다음 목표는 달러당 130엔이다"라고 전망했다. 

일본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치솟는 상품 가격으로 경제적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