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대상 규제 강화 고려 중"

2022-04-05 10:45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규제 대상이 되는 기존의 거래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며 "투자자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 2조 달러(약 2429조원)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감독 강화를 시사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서 사용되는 대체 거래 시스템에 비해 더 많은 개인 고객들이 있다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서 수백만, 수천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암호화폐를 매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장은 다수의 개인 고객들이 존재하는 암호화폐 플랫폼을 소매 거래소처럼 취급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EC의 경우 현재 증권 거래 플랫폼만 다루고 있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협력해 상품과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겐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 토큰 시장에 대해서도 규제가 이뤄질 것임을 암시했다. 약 183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불법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일부 사용자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우회하고, 자금을 세탁하거나 세금이나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의 외부 자산과 연동시켜 코인 가격을 안정시킨 암호화폐다.

그는 규제 당국이 오랫동안 금융 시장을 효과적으로 규제해 왔다며, (암호화폐 등) 새로운 기술이 출연했다고 해서 이러한 전략을 폐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금융 시장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9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장단점을 조사하고, 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