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CODE' 트래블룰 연동 지연...업비트 vs 경쟁사 신경전?
2022-03-27 13:55
'코인판 금융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룰이 국내에서 전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트래블룰'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벌어져 있는 거래소 간 점유율 격차 등 향후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트래블룰 시행 셋째날에도 여전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획득한 거래소들로 해외나 개인 지갑에 돈을 보내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트래블룰 전면 시행으로 거래소들이 미리 등록한 본인 소유 지갑에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화이트리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입출금 시 사업자가 송신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업비트에서 빗썸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한다고 가정할 경우 양사는 상호 연동된 솔루션을 사용해 보내는 이와 받는 이의 정보를 실시간 교환해야 한다.
솔루션 연동을 통한 입출금이 가장 원활한 곳은 VV를 쓰는 업비트다. 업비트는 고팍스, 비블록, 에이프로빗, 캐셔레스트, 플랫타익스체인지 등 국내 거래소로 입출금을 지원한다. 해외 파트너사인 업비트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도 대상이다. 오케이엑스, FTX 등 대형 해외 거래소와도 입출금이 가능하다. 별도의 사전등록 절차 없이 은행 송금하듯 코인을 전송하면 된다. 메타마스크 등 탈중앙화 개인지갑은 화이트리스트 방식으로 지원한다.
2,3위권인 빗썸과 코인원은 격차가 더 벌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빗썸·코인원·코빗 3사의 코드 솔루션 연동은 다음 달 8일이나 돼서야 가능하다. 우선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비트프론트, 에프티엑스, 크라켄 등 해외 주요 거래소와 업비트, 코인원, 코빗, 한빗코 등 국내 거래소의 출금을 화이트리스트 방식으로 지원한다. 빗썸과 코인원의 경우 개인지갑 출금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코드는 기존해오던 방식을 모두 멈추고 트래블룰 간 연동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업비트는 두 시스템의 연동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를 일체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비트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자사의 이익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방식을 전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업비트 관계자는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은 1월부터 VV와 코드의 연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해왔다"면서 "VV와 코드 연동이 지연된 이유는 코드 개발 자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업비트는 두 솔루션 간 연동 지연으로 얻을 이익이 없으며 오히려 업비트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기 때문에 연동에 소극적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