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산업부 원전 부서 압수수색…'탈원전 블랙리스트' 의혹
2022-03-25 16:42
대선 이후 첫 현정부 상대 강제수사
검찰과 산업부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는 이날 오전부터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에 수사관들을 보내 서류와 PC 등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산업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에 맞지 않는 산하기관장을 압박해 불법으로 사표를 제출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사건과 관련한 조사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2017년 9월 산업부 담당 국장이 발전사 사장들을 따로따로 광화문에 있는 한 호텔로 불러내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부 백운규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전 운영지원과장, 전 혁신행정담당관 등 4명을 검찰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동부지검은 2019년 5월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남동발전 장재원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4개 발전 자회사 전 사장들을 조사했다.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했으나 이날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선 이후 현 정부를 상대로 벌인 첫 강제수사이기도 하다.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 1월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서 사표를 받거나 사퇴를 종용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한 상고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장관·신 전 비서관은 백 전 장관 등과 마찬가지로 직원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