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구조조정 메스 든 尹인수위…한국판 뉴딜 예산 깎아 30조 만든다

2022-03-25 00:00
한국판 뉴딜·탄소중립 등 예산 삭감하고 잉여금 활용
일부 적자국채 발행 불가피하나 국채발행 후순위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역점 사업부터 깎는다." '5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예산 삭감 1순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드라이브를 걸었던 '한국판 뉴딜'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인 2020년 7월 14일 첫선을 보인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그린휴먼지역균형' 뉴딜을 합친 개념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신(新)패러다임이다. 올해까지 들어가는 예산은 총 67조7000억원에 달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측은 한국판 뉴딜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사업 예산을 삭감, 30조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2차 추경 편성 및 재원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2차 추경 편성은 윤 당선인의 1호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22일 공식화했다. 
 
5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위해선 국회에서 통과한 1차 추경 규모 16조9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33조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인수위는 지난해 초과 세수로 발생한 세계잉여금과 기금여유분, 예비비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기금 조성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당장 2차 추경에서 현실화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수위는 앞서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악화한 재정 건전성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늘어날 경우 재정 악화로 인한 국채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차 추경 기준 나랏빚은 1075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미 윤 당선인 측은 올해 삭감할 예산을 분류하고 올해 본예산에 1월 추경을 합친 총지출 규모 621조7000억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예산 607조7000억원 중 절반은 의무 지출이며, 나머지 절반가량인 재량지출을 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재부는 올해 본예산 중 33조1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한국판 뉴딜 사업을 수술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중 12조7000억원 규모의 스마트 그린뉴딜 사업은 재정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역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핵심 정책 예산 조정에 나설 경우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도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힘든 상황인 만큼 국채발행을 최소화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 사업 등에 관해서는 “현 정부의 사업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사업을 먼저 조정해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