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규제도 풀린다" 공유킥보드업계, 봄바람 부나

2022-03-28 18:1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종 규제로 더딘 성장세를 이어가던 공유킥보드업계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날씨가 풀리며 킥보드 이용 고객이 늘어남과 동시에 경영난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 불법주차 견인 문제도 일부 완화된 덕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2일 공유 전동킥보드 불법 주차를 막고, 무분별한 견인을 줄이기 위해 반납 제한 구역 설정 등 업계 자구 노력을 전제로 견인 유예 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단, GPS(위치정보시스템)를 기반으로 반납금지구역 설정 시스템을 갖춘 업체에 한해 60분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유예기간 부여 대상 업체는 킥고잉, 빔모빌리티, 씽씽, 지쿠터, 다트, 비어, 알파카, 뉴런 등 총 8곳이다.

전동킥보드업체는 지하철 출입구 앞,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인근 등을 반납 제한 구역으로 설정해 이용자의 킥보드 반납을 막고, 상습 주차 위반자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면 즉시견인구역에서 불법 주차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60분간은 견인이 유예된다. 업체는 60분 내 자체 수거를 하면 된다. 이용자 페널티는 불법 주차 1회 시 주의, 2회 시 7일 이용 정지, 3회 시 30일 이용 정지, 4회 시 계정 취소 순으로 적용된다.

전동킥보드 견인제도는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서울 시내 6개 자치구에서 시작돼 현재 25개 전 자치구에서 운영 중이다. 당초 불법주차 견인을 막기 위해 시행된 조치지만 불명확한 견인 기준과 과도한 견인료로 업체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서울시가 전동킥보드 견인 사업을 시작한 이후 2개월 반 동안 공유킥보드 업체에 부과된 견인료·보관료가 3억원을 넘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로 부담을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규제가 지속됐다면 대부분 출시 3년 안팎 스타트업인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개별 업체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60분 유예기간이 부여됨으로써 하루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나가던 견인료 부담을 줄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면서 “헬멧 규제 이전 이용률을 회복할 순 없지만 최근 날씨도 풀려 이용객 수요도 조금씩 늘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좋으면 공유킥보드 사용자가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헬멧 미사용 과태료 등 규제가 강화된 데다 킥라니·보행방해 등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도 여전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대표적인 공유킥보드 운영업체 7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헬멧 규제가 적용된 지난 5월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28만3385명이었던 MAU는 지난해 11월 97만5034명에서 올해 2월 56만7556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불법주차 견인 문제로 공유킥보드업체 4곳 중 1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타격을 입은 상태여서 이번 서울시 조치가 당연하고 관련 산업의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형 이동수단(PM) 활성화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현실에 맞는 공유킥보드 이용 환경과 질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