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이 이끌 포스코홀딩스···계열사 이익 신사업 투자에 재배분 역할

2022-03-21 05:05
재무 전문가 전중선 사장 선임 돼
그룹내 자원 배분·리얼밸류 맡아
'자사주 소각·고배당' 주주친화도

포스코홀딩스가 주주총회를 통해 전중선 사장을 정식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전 사장 체제의 ‘재무통’이 그룹 전체를 이끄는 시대가 시작됐다. 
 
20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출범 후 처음 열린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총 6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1일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약 보름간 정비기간을 거쳤으며 21일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이제는 물적분할돼 철강사업만을 영위하는 포스코와는 별도 법인인 만큼 간단한 시스템부터 복잡한 회계자료까지 전부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출범 초기 포스코홀딩스는 각 그룹사 이익을 신사업 투자에 재배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앞선 주총에서 “창립 이래 축적된 유무형 자산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친환경 미래 소재와 친환경 미래 에너지 사업 강화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이니셔티브 발휘를 통해 지구 환경에 기여함으로써 환경적 가치를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이 철강 전문회사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룹 내 자원 배분이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판단에 철강 전문가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소재 전문가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이 아닌 재무 전문가인 전 사장을 지주사 2인자에 앉힌 것으로 해석된다.
 
전 사장은 2018년 최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지주사에서는 사장이자 경영기획실장,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겸하면서 그룹 자원 배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이 구조조정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투자 시기라고 포스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회장은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를 다섯 가지 지향점으로 정하고 관련 투자를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특히 단기적으로 신모빌리티 분야인 전기차 소재와 관련된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등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관련 사업을 맡은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 양극재 생산 42만톤(t) 달성을 목표로 관련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쓴다. 최 회장은 “회사가 (올해는) 전년보다 두 배 넘는 1만7000원을 배당함으로써 포스코 배당 수익률은 6.2% 수준이다. 이는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아주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적어도 1만원 이상은 배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자사주 소각도 실행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보유 중인 자사주 일부를 올해 소각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며 “최적의 규모와 시기를 검토해 이사회를 거쳐 연내에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무 중심의 그룹 경영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 회장과 전 사장의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특히 CSO를 겸하고 있는 전 사장이 그룹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안전 문제 강화를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과거 철강 전문가들이 이끄는 시대에서 이제는 완벽히 재무 중심의 회사가 됐다"며 "적절한 자원 배분을 통한 신사업 강화가 최 회장 체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