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4조8000억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은행권이 거둔 이자이익만도 46조원에 이른다. 반면 비이자이익 규모는 전년도 기저효과와 금리 상승 여파로 하락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20곳(시중/지방/국책은행 포함)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16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도(12조1000억원) 대비 39.4%(4조8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번 은행권 순익 급등 배경으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비경상적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산은은 지난해 HMM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와 관련해 1조800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산은을 제외한 19개 은행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2조8000억원(24.1%) 증가한 1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주요 손익비율을 살펴보면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3%로 1년 전과 비교해 0.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7%(7.01%)를 넘어서며 전년도보다 1.46% 개선됐다.

항목 별로는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규모가 46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41조2000억원)와 비교해 11.7%포인트(4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1.45%로 전년도보다 소폭 상승(0.03%포인트)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 증가 영향"이라면서 "대출과 예금에 수반되는 기금출연료와 예금보험료 등을 차감한 이자이익은 40조1000억원 상당으로 1년 전보다 4조원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3000억원 가량 줄어든 7조원으로 집계됐다. 산은의 비이자이익을 제외하면 4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년(6조원) 대비 무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년도 이익증가의 기저효과로 외환·파생 관련이익(-1조원)이 감소한 데다 금리 상승 등으로 유가증권 관련이익(-8000억원) 역시 감소한 영향이 컸다. 
 
국내은행 판관비 규모는 26억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2000억원 확대됐다. 세부 항목 별로는 인건비가 2조1000억원 확대됐고 물건비 역시 1000억원 가량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은행권 대손비용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1년 전(7조2000억원)과 비교해 3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손비용에는 대손상각비와 충당금 전입액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감소세는 전년도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7조2000억원) 등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회계상 손익에 반영되지 않으나 자산건전성 분류결과에 따라 추가 적립하는 대손준비금 순전입액은 2020년 -6000억원에서 2021년 2조1000억원 상승한 1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따라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순전입액 역시 2020년 1조3000억원에서 34.6% 늘어난 1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감독당국은 코로나 팬데믹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