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태금융포럼] 폴 콜리어 교수 "불확실성의 시대, 韓 급변상황 대응속도 높여야"
2022-03-16 13:40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한국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현재는 이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느립니다."
세계적 석학이자 <자본주의의 미래> 저자인 폴 콜리어 옥스퍼드대 브라바트니크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 교수는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2022)'에서 '장점 강화하기: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은 어떤 형태의 자본주의를 선택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지금은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극단적 불확실성' 시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콜리어 교수는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양극화 현상과 관련해 '톨스토이가 묘사하는 불행한 가족 같은 형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는 도미노의 줄에 서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면서 "반면 대규모 빈곤에 처한 국가는 단순히 부유한 자의 재산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빈곤을 타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콜리어 교수는 최빈곤국이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대안으로 '생산성의 기적'과 정부 차원에서 '공공 차관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위험 담보 금융으로 기업이 클러스터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고 가치 사슬에 편입될 수 있는 큰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국과 같은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자본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신흥시장) 역시 극단적 불확실성 속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간 승승장구했던 민주주의는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전 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극단적 불확실성이 생길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이 바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결국 최빈곤국과 나머지 국가 간 냉혹한 격차만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격차를 방치할수록 좁히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개발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동아시아 기업들이 최빈곤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