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500만명 기근 상태 근접…식량 안보불안 빈국 흔든다

2022-03-14 14:24

글로벌 식량위기 위험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주요 식량이 위기에 처하면서 세계 식량 체계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주요 곡물 재배 지역의 주요 작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이미 전 세계 소비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식품 가격 상승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국제연합(UN)은 전쟁으로 무역이 위축되고 향후 수확량이 감소함에 따라 이미 기록적인 세계 식량 비용이 22% 더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주식으로 꼽히는 곡물은 밀, 옥수수, 쌀 등으로 전체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높아진 운송비, 에너지 인플레이션, 극심한 기후변화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식량 생산은 더욱 어려워졌다. 국제곡물평의회(IOC)는 곡물 비축량이 5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미 지난 2년간 세계식량지수는 40%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이 기간 동안 식량불안 역시 2배로 늘었으며, 4500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기근 상태에 근접하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농산물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으며, 금융시장에서 밀, 옥수수, 콩 등은 연중 최고치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식량 안보 불안이 심해지면서 일부 국가들은 식량 보호정책을 폈다. 이는 시장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헝가리,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식량 부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된 후 국내 가격을 억제하고 국내 식량 공급을 보호하기 위해 밀에서 식용유에 이르기까지 농산물 수출 제한에 나섰다. 인도 등에서 생산량을 늘릴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와 콩의 주요 공급원인 브라질에서는 극심한 가뭄 탓에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건조한 날씨 탓에 미국과 캐나다의 생산량도 급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이번 우크라 사태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빈국들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곡물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량재배에 드는 비용이 나날이 비싸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만 비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악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농민들이 축사를 난방하고 식량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를 가동하는 데 사용하는 연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등 석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 세계에 대한 주요 에너지 공급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경제 전반은 물론 농업에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그린마켓의 알렉시스 맥스웰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고가 환경에서 농부들은 투입물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신용을 구입하거나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곡물 수확량과 품질을 억제하고 농작물 가격에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