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개막] 집 장만 걸림돌 싹 제거…임대차3법도 대수술 예고
2022-03-10 17:00
"전셋값 급등 등 부작용…민주당 반발 가능성에 전면 개정은 어려울 것"
2020년 7월 전면 도입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은 올해 하반기로 2년 차를 맞는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오는 첫해이기도 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또다시 전·월세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서울 주택 전셋값은 13.43% 올랐다. 이전 1년(2019년 7월~2020년 6월) 4.33%. 2년 전(2018년 7월~2019년 6월) 5.82%와 상승폭이 크게 차이 난다. 법 시행 이후 오히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1년 7개월이 지난 올해 2월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 주택 전셋값은 20.8% 상승했다.
윤 당선인은 이처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꼽히는 주택임대시장 정상화를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임대차 3법)’을 전면 개정한다는 방침을 대선 공약으로 밝혔다.
지난 2월 첫 대선 TV토론 당시 윤 당선인은 "내 집이든 전셋집이든 일단 집을 구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들을 제거해야 할 것 같다"며 "가장 먼저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집을 살 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고 7월이면 임대기한이 만료돼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임대차 3법 개정을 먼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 개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측이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법 개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4년이나 임대를 내놓지 못하게 하면서 임대를 하려는 사람이 줄어 전·월세 매물은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등한 데 이어 최근 대출 규제로 자금 확보까지 어려워지며 실수요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한데,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이어서 전면 개정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과 협의가 잘 이뤄질지 의문이고 이제 2년 정도 된 법이라 좀 더 지켜 보자는 움직임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또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책임연구원은 "정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실무도 단순명확해야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은 그렇지 못하다"며 "차라리 전세기간을 2년이 아니라 3년으로 바꾸는 등 명확하게 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혼란을 고려해 전면 폐지 수순으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당시 '임대차 3법'에 대해 "전면 폐지해서 원상 복구하는 게 맞다는 말씀도 많지만 그 역시도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