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실적 전무' 공수처..대선 이후 운명은?
2022-03-08 14:14
"공수처가 무소불위 기관이 될 때 대응책도 필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이 오른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산물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인적·물적 강화를 통해 공수처를 정상 기관으로서 안착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공수처의 독점적 지위를 규정한 공수처법 24조를 없애고 폐지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오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공수처 폐지까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수처는 지난 4일 수사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건부 이첩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사건사무규칙개정안과 현재 공석인 부장 검사 충원도 논의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한 건도 기소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말부터 법률상 수사 대상이 아닌 언론사 기자들의 통화 및 메시지 수·발신 내역을 '통신영장'까지 발부받아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수사기관으로서 신뢰를 잃은 것이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공수처의 독점적 지위를 규정하는 공수처법 24조를 삭제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일단 제도 개선을 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계속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할 경우 사실상 공수처 폐지에 준하는 조치까지 검토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24조은 '공수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법개혁위원회 관계자는 "공수처법 24조는 사실상 '사건 이첩 명령' 조항으로, 검찰이 잘 수사하는 것도 뭉갤 수 있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공수처는 함부로 없어져서는 안 되는 기관이다. 윤 후보가 말한 24조 폐지는 안 된다"며 "이 후보의 공수처 역량 강화는 동의하나 공수처가 무소불위 수사기관이 될 때 대처 방안은 없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개선이 안 되면 폐지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공수처의 대표적인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인데, 여당이 과반 의석을 갖게 된 21대 국회에 들어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했다"며 "이 문제는 공수처의 불신을 낳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오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공수처 폐지까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수처는 지난 4일 수사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건부 이첩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사건사무규칙개정안과 현재 공석인 부장 검사 충원도 논의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한 건도 기소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말부터 법률상 수사 대상이 아닌 언론사 기자들의 통화 및 메시지 수·발신 내역을 '통신영장'까지 발부받아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수사기관으로서 신뢰를 잃은 것이다.
공수처 개혁 필요성은 공감
이재명 후보는 공수처 개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자체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기홍 더불어민주당 법사전문위원은 "행정 직원 뿐만 아니라 수사관도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며 "물적 강화도 필요하다. 공수처가 행정기관으로 쓰던 건물에 있어서 누가 소환되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수사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법개혁위원회 관계자는 "공수처법 24조는 사실상 '사건 이첩 명령' 조항으로, 검찰이 잘 수사하는 것도 뭉갤 수 있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李 "역량 키워야" vs 尹 "개선 안되면 폐지"..온도차 뚜렷
법조계는 두 유력 후보의 공약을 감안할 때 공수처 폐지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제도 개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공수처는 함부로 없어져서는 안 되는 기관이다. 윤 후보가 말한 24조 폐지는 안 된다"며 "이 후보의 공수처 역량 강화는 동의하나 공수처가 무소불위 수사기관이 될 때 대처 방안은 없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개선이 안 되면 폐지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공수처의 대표적인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인데, 여당이 과반 의석을 갖게 된 21대 국회에 들어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했다"며 "이 문제는 공수처의 불신을 낳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