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오너스 시대…"국민연금 요율 12%·기초연금 40만원으로 올려야"
2022-03-04 08:00
"소득대체율 10%까지 맞추고 구조개혁 논의 이어가야"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단계 공적연금 개혁 방안 모색'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국민연금, 2041년 적자 시작…2057년에는 고갈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2041년에 최고에 도달한 후 빠르게 줄어 2057년에는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소진 이후 연금지출에 필요한 재정을 당시 가입자 보험료로 충당하면 소진연도인 2057년에는 부과방식 필요보험료율이 24.6%, 재정계산 최종연도인 2088년에는 28.8%가 된다.
국민연금의 미래재정 불안은 내부 수지불균형이 핵심 원인이다. 소득대체율에 비해 보험료율이 낮은 상황이 누적되면서 후세대 부담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가입자가 계속 감소할 전망이어서 후세대가 감당해야 할 필요보험료율 수준은 더욱 높아진다.
세대 간 재정 부담 몫을 따질 때는 현세대 보험료 기여분이 만들어내는 기금수익도 감안해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기금수익률로 할인하면 평균소득자의 수익비는 2.2배에 달한다. 현재 가입자가 40% 소득대체율에서 수지균형을 도모하려면 보험료율은 현재의 2.2배 수준인 20%에 달하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후세대가 국민연금 재정뿐 아니라 기초연금, 의료비 등에서 추가 노년부양 부담이 무겁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며 "의료비, 기초연금 비용은 미래 몫으로 넘기더라도 현세대의 의사결정 범위 안에 있는 국민연금 재정만큼은 현세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연금개혁안의 한계…"구조개혁 필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경사노위 연금특위에서는 여러 연금개혁안이 제출됐다. 이 개혁안들은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정치적 한계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국민연금 인상론은 '더 내고 더 받는 방안'으로 보장성을 높이지만 현행 국민연금의 재정불균형은 사실상 그대로 둔다.
기초연금 인상론은 국민연금의 부족한 보장성을 기초연금을 통해 보완한다는 점에서 보장성을 강화하지만 재정계산의 핵심 과제인 국민연금의 재정불균형은 다루지 않는다.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방안은 국민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취지를 지니지만 현행 연금체계에서 제기되는 노후소득보장의 부족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수지불균형을 일부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1998년 이후 9%에 머물러 있는 보험료율을 12% 수준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기초연금 상향도 언급했다. 심각한 노인빈곤을 개선하기 위해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해 소득대체율 10% 수준에는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에서 최저보장연금을 시행하는데 평균 소득대체율이 19.0%인 데 반해 한국의 기초연금은 7.8%에 그친다.
그는 "향후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의 계층적 성격을 종합한 다층연금체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기존 제도를 부분적으로 고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모수개혁 방안이 구조개혁 논의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