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 호주가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비상조치에 나선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제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와 함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출 시기와 규모는 물론 다른 나라들과 함께 조치에 나서 상황은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미국과 함께 전략비축유 방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호주다. 로이터는 "일본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요청하면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비축유 방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관료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원유 시장의 안정은 세계·일본 경제 안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앵거스 테일러 호주 에너지 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IEA, 미국과 함께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테일러 장관은 당장 국제유가의 급등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 준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IEA는 이번 주 초에 회원국들과 원유시장 공급 경색 완화를 위해 공조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 방출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한국과 영국, 인도, 중국, 일본 등 주요 석유 소비국도 방출에 동참했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안정에 당장 도움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축유 방출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 소식이 전해진 뒤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급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