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골라태우고 콜 몰아주는 '카카오택시'?...서울시, 운행 실태 조사 결과 발표
2022-02-23 15:43
야간 단거리호출 성공율 23%, 장거리 절반 수준
일반택시 호출에도 약 39%는 가맹택시 배차돼
일반택시 호출에도 약 39%는 가맹택시 배차돼
서울시는 카카오택시 운행 실태 조사 결과 승객을 골라 태우는 정황과 카카오택시의 '콜 몰아주기' 의혹을 일부 포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교통부에는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카카오택시 호출이 어렵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지난해 10~11월 동안 실태조사를 벌였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조사원이 '미스터리 쇼퍼', 즉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 호출앱으로 택시를 불러 직접 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은 23%에 그쳐 전체 호출 유형 중 가장 낮았다.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에는 호출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높았다.
서울시는 "택시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에 장거리 승객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실제 확인된 것으로,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라태우기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관련 실태조사도 벌였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가맹택시가 배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의 경우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16.7%로 낮았으나,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86%에 달했다.
택시업계 주장과 같이 일반호출시 일반택시가 아닌 가맹택시가 배차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시는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40%로 높은 것은 콜 몰아주기 개연성이 있다"며 "카카오택시의 가맹-중개 분리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초 카카오택시 측에 승객의 목적지를 자치구 단위까지만 표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또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심을 해소하도록 승객이 일반호출을 했을 때 우선 일반택시가 호출받을 수 있는 5분여 시간을 주고, 이후 가맹택시에 콜을 주는 방식도 제안했다.
시는 카카오택시의 '콜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는 가맹·중개택시 인허가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 달라고 건의하고, 관련 제도 개선도 요청할 계획이다.
백호 도시교통실장은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택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