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추이 따라 움직이는 금값…미·러 정상회담 소식에 하락 반전

2022-02-21 17:48
미·러 정상회담 소식에 금값 1900달러 아래로 하락
"긴장감 고조시 온스당 2000달러 넘길 수도"

금값이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쟁 공포에 작년 6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금값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소식에 온스당 19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될 경우 금값이 2000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물 금 선물 가격이 지난 17일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 발발에 대한 공포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존 핸콕 투자운용의 매트 미스킨 최고투자전략가는 우크라 사태에 따른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금값이 2020년 8월 기록한 최고가인 2051.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값이 1860~1880달러를 기록할 경우 금 매수에 나설 것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간 금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에 힘입은 주식,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금값은 2021년 한 해 4.46% 하락했다.
 
사실 전문가들은 연초만 해도 금값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금 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과 같은 자산의 매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데다가 최근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긴장이 완화되면 금값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군 병력 일부를 철수시킨다고 밝힌 뒤 금값은 0.7% 하락했다.
 
또한 프랑스가 이날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후 금값은 하락 반전했다. 전날 1908달러까지 치솟았던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현재 온스당 1892.40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현물 가격도 0.26% 하락한 1893.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는 "금값이 현재 긴장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다"며 금값이 올해 말 1730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일리FX의 크리스 베치오 수석전략가는 금값이 1919달러를 넘기는 데는 저항선이 있을 것이라며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지 않는 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