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관에 힘주는 삼성·LG…정계 출신 인사 잇달아 영입

2022-02-21 00:02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서의 대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정계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워싱턴 현지에 조직을 신설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퍼트 전 대사는 삼성전자의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회사는 리퍼트 전 대사가 그의 공공정책 경험에 더해 지정학적 영향이 미국 내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삼성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그룹은 신설 조직인 워싱턴사무소 소장으로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영입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LG는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미 정계와 의회,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협력 채널을 강화할 방침이다.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은 로널드 레이건부터 조지 부시 부자(父子), 도널드 트럼프까지 4명의 공화당 소속 대통령 재임기에 총 15년 동안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는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LG의 이와 같은 움직임이 미국 내 사업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강화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내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생산공장 구축을 예고한 가운데 대관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차세대 산업군에 대한 공급망 확보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의 해외 대관 역량도 이에 발맞춰 강화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