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양극화 심화… 두 기업 한날 성적표 공모가 밴드 '초과', '미만' 엇갈려
2022-02-19 15:00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부품 및 신소재 개발 전문기업 비씨엔씨는 공모가를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희망밴드(9000~1만1500원) 상단보다 13% 높은 수준이다. 비씨엔씨는 지난 16~17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1649개 기관이 참여해 18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IPO에 나선 코스닥 기업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썼다. 회사는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약 97%가 공모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인 노을은 지난 15~16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가 1만원으로 확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희망밴드(1만3000~1만7000원) 하단보다 23%를 낮춘 수준이다. 전체 공모 물량의 64%인 96만주 모집에 총 163개 기관이 참가하면서 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노을 측은 “수요예측에는 총 163개 기관이 참여하는 등 현재 얼어붙은 IPO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다만 최근의 주식시장 침체 분위기와 작년부터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해 온 점을 고려해 공모가를 시장 상황에 맞춰 낮게 확정했다”고 말했다.
비씨엔씨의 경우 최근 반도체 업황의 개선이 전망되면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노을은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시장상황마저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가가 밴드를 밑돈 기업은 또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9000~1만500원)와 인카금융서비스(2만3000~2만7000원)가 각각 밴드보다 낮은 8000원, 1만8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반면 퓨런티어는 밴드(1만1400~1만3700원)보다 높은 1만5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흥행저조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후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엑시트)가 기본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침체돼 있는 만큼 기관들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여러 보험사가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비교·분석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아 판매하는 GA다. 보험산업이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만큼 큰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브이씨는 공모가 밴드(1만5000~1만9500원) 하단인 1만5000원에, 바이오에프디엔씨는 공모가 밴드(2만3000~2만9000원) 최상단보다 소폭 낮은 2만8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기관들의 공모기업 옥석가리기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주 투자가 성공이라는 공식은 성립되기 어렵게 된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도 기업에 대해 꼼꼼히 분석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