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시중에 풀린 돈 3613조원…유동성 파티 지속
2022-02-17 12:00
한국은행, '2021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전월 대비 24조 증가"
작년 12월 시중에 풀린 돈이 금리 인상과 고강도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행진을 이어갔다. 한 달 동안에만 24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유동성 규모가 3600조원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금융불균형을 부추기는 ‘유동성 파티’가 지속된 것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12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361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동성 규모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전월(3589조1000억원)보다도 23조8000억원(0.7%)가량 증가한 것이다.
광의의 통화(M2)란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를 의미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돈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경제주체 별로 살펴보면 기업의 유동성 규모가 전월 대비 14조6000억원 증가하며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말 정부의 재정자금 집행과 양호한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 결제자금 유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 유동성 규모 또한 이와 비슷한 14조4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기타 금융기관 유동성의 경우 소폭(9000억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가계 유동성 규모 증가 배경에 대해 "가계대출의 감소세 전환(은행권 12월 기준 2000억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식 등 대체자산 매도와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 지속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다만 지난 두 달여간(10월 18조/11월 17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유동성 증가세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 평잔)은 1341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18년 12월(-0.4%) 이후 3년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