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변동성 강한 거래 끝 혼조 마감…연준 의사록·우크라이나 사태 주시

2022-02-17 06:48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강한 변동성을 보이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을 주목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4.57p(0.16%) 하락한 3만4934.2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66p(0.11%) 낮아진 1만4124.09를, S&P500지수는 3.94p(0.09%) 오른 4475.01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 중 △기술주 0.17%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2% 등 2개 부문은 하락을, △금융 부문은 보합을, △임의소비재 0.27% △필수소비재 0.2% △에너지 0.76% △헬스케어 0.13% △산업 0.52% △원자재 0.65% △부동산 0.25% △유틸리티 0.18% 등 8개 부문은 상승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의 러시아 병력 배치를 두고 상반된 보도들이 나오면 지정학적 긴장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연준의 1월 의사록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자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1월 회의에서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을 매각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는 데도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아울러 의사록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완화하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완화 정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향후 금융 안정성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연준이 높은 채권 보유량을 반영해 대차대조표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투자운용 선임 투자전략가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연준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은 없었다"고 CNB에 전했다. 
 
한편,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도 미국인들의 수요가 여전함을 시사했다. 미국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를 웃돌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늘고 물가가 급등했지만,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임금이 상승하며 미국인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풀이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 상황도 주시했다.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병력을 되돌리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된 병력을 되돌리고 있다"며 군대가 원 부대로 돌아가는 영상을 제공했지만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2.045%에서 2.04%까지 소폭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49% 내린 24.29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상반된 보도가 나오며 우려가 커지자 소폭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5.14p(0.07%) 하락한 7,603.78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16.64p(0.11%) 내린 1만5396.07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4.99p(0.21%) 낮아진 6964.98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6.49p(0.16%) 내린 4137.22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이뤄져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다시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1%대 하락을 기록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 역시 증가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72달러(1.87%) 낮아진 90.35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1.76달러(1.89%) 하락한 배럴당 91.5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은 핵 합의를 되살리기 위해 간접 회담을 진행해 오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과의 핵 합의가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란 측의 알리 바게리 카니 핵 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몇 주 간 집중적인 회담 끝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부사항이 유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란산 원유가 얼마나 빨리 시장에 풀릴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합의는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이 2015년 체결한 합의로, 이란이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기인 2018년 미국은 협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다시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1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0만 배럴 증가한 4억120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간 전문가들이 원유 재고가 전주에 이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금값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3.60달러(0.73%) 오른 1869.8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