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하철 28㎓ 5G 와이파이 설치율 48%..."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이상 무"

2022-02-16 11:00
이통3사, 서울 지하철에 1500여대 28㎓ 5G 기지국 구축...연말에 차세대 와이파이 상용화
강화된 안전 규정에 맞춰 공사 진행, 한 번만 어겨도 퇴출 '초강수'

KT 관계자가 28㎓ 5G 장비 구축 현황 및 계획을 조경식 제2차관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말부터 서울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이 28㎓ 5G 기반 차세대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통신비 절감을 위해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정부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주파수 할당 이후 별다른 사용처를 찾지 못했던 28㎓ 5G도 함께 활성화될 전망이다.

16일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이통3사, 삼성전자,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와 함께 28㎓ 5G 기지국 구축이 진행 중인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을 찾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통3사는 올해 3월까지 서울 지하철 2·5·6·7·8호선에 총 1536대(SKT 516대, KT 510대, LG유플러스 510대)의 28㎓ 5G 기지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일반 이용자 대상 5G 서비스에 활용되는 3.5㎓ 5G 기지국과 달리 28㎓ 5G 기지국은 지하철에서 차세대 와이파이로 불리는 ' 와이파이6E'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28㎓ 5G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더 빠른 통신 속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이통3사가 낸 아이디어다.
 

조경식 제2차관이 28㎓ 5G 장비 구축 관련 안전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와이파이가 무료 서비스인 점을 고려해 이통3사가 기지국을 나눠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SKT는 2호선(396대)·8호선(120대), KT는 5호선(264대)·6호선(246대), LG유플러스는 5호선(130대)·7호선(380대)을 맡는다. 야외 구간이 많아 28㎓ 5G 기지국 구축이 어려운 서울 지하철 1·3·4호선에는 추후 차세대 와이파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전방향 안테나로 설치한 3.5㎓ 5G 기지국과 달리 28㎓ 5G 기지국은 전파 유도(빔포밍)를 위해 지하철과 마주 보는 단방향 안테나로 설치한다. 28㎓ 5G 기지국의 대형 안테나가 지하철과 충돌해 파손되는 일이 없도록 건축한계측정도 강화했다.

차세대 와이파이는 올해 말 상용화된다. 이를 위해 이통3사는 2월 말부터 28㎓ 5G 기지국 개통을 시작하고 4월 과기정통부에 준공검사를 받은 후, 6월 지하철 차량 전면에 28㎓ 5G 신호를 받는 신형 라우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KT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목표로 한 510대 중 244대(48%)를 설치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6개 역사에 기지국을 구축 중이다.

차세대 와이파이는 평균 71.05Mbps에 불과했던 기존 지하철 와이파이보다 10배 이상 빠른 평균 700Mbps의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준다. 1대의 AP에서 10명도 감당하기 힘들었던 기존 와이파이와 달리 1대의 AP에 최대 80명의 연결을 감당할 수 있는 등 수용량도 크게 늘었다. 차세대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지하철 곳곳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된다. 와이파이6E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단말기는 와이파이6로 자동 연결된다.

◆한 번만 안전 규정 어겨도 아웃...대표가 직접 안전회의 주재

이날 행사에서 KT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강화된 사내 안전 규정에 맞춰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먼저 작업 진행에 앞서 KT의 안전관리앱인 '쿤스(KHONS)'에서 사전 승인과 안전 교육을 진행한다. 6항목의 안전교육을 받고 19항목의 안전체크리스트를 준수하지 않으면 작업에 착수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장에는 터널 내 공사작업자를 위한 센서 기반 안전경보시스템을 도입했다. 야간 터널공사 작업 도중 모터카 접근으로 인해 작업자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사전에 경고를 해준다.

KT는 안전강화를 올해 핵심 경영 목표로 삼고 구성원의 안전 마인드 향상과 안전 조직·인프라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공사 현장에서 3대 기본 안전수칙을 확대 운영하고, 1번만 안전수칙을 위반해도 즉각 관련 인력을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작업 전 안전교육을 반드시 하고, 악천후를 대비한 안전 메시지 발송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한 매월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가 주재하는 안전강화협의회를 여는 등 경영진의 안전경영 참여를 의무화했다. 오래된 전신주와 맨홀을 교체해서 안전사고를 막고, 안전체험교육관을 신설함으로써 현장 작업자의 안전교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경식 제2차관은 "코로나19 확산, 심야 시간 공사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사 현장 관계자분들의 노고가 크다"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많은 국민이 고품질 통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한 28㎓ 5G 구축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KT 김동윤 팀장, LG유플러스 이형민 수도권 인프라담당, SKT 허근만 ICT Infra센터 수도권 Infra담당,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경식 2차관, 서울교통공사 김동하 팀장, KT 김영인 네트워크전략본부장, 삼성전자 김승일 네트워크한국영업그룹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