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화재안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4차산업 기술 활용"

2022-02-10 18:21
인공지능·메타버스·소방로봇 등 기술 접목
"예방 중심 안전교육 실시…소방한류 지원"

소방 발전과정 4단계 [사진=소방청]


소방청은 10일 '소방 발전단계 4.0시대'를 선언하고, 핵심 추진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향후 3년 내 화재 안전도 세계 최고 수준 향상,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서비스와 소방로봇 등 첨단장비 개발 등을 골자로 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소방 발전과정은 4단계로 구분된다. 이는 이흥교 소방청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하면서 조직 정체성 강화와 미래 발전목표 설정을 위해 정리한 것으로, 현재의 4.0시대는 2017년 소방청 설립 이후를 말한다.

앞서 1.0시대(1948~1970년)는 내무부에 소방과를 설치하고 소방법을 제정해 소방행정의 기초를 잡았다. 2.0시대(1971~1991년)에는 소방행정 수행에 필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내무부에 소방국이 설치되고, 소방학교가 개교했으며 한국소방검정공사·한국소방안전협회 등 전문 분야의 정부 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산하기관도 설립됐다. 국산 소방차가 처음 출시되는 등 현재와 같은 소방행정 서비스 체제도 구축됐다.

이후 3.0시대(1992~2016년)에는 광역소방행정 체제가 완성됐고, 4.0시대에서는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뉘어 있던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됐다. 국가총력대응시스템 구축과 함께 2만명의 인력 증원 사업이 추진 중이다. 국립소방병원, 박물관, 소방수련원 등 숙원 사업들도 첫삽을 떴다.

소방청은 4.0시대에 서비스 고도화와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 혁신을 통해 고품질의 안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위상에 맞게 소방행정시스템과 화재 안전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서유럽 국가 수준으로 올려 놓는다는 계획이다.

현 소방행정시스템은 품질과 다양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지만, 화재 안전도 지수(0.6)는 2019년 기준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0.4~0.5)보다 떨어진다. 이에 인명 안전 중심으로 화재 예방과 대응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초고령화·다문화 등 인구사회학적 다양성에 부합한 서비스도 창출한다. 노인, 외국인 등 특성에 맞춘 안전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전 세대·계층을 대상으로 예방 중심의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또 민간에 교육훈련시설을 개방해 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소방교육과 실제 훈련을 받고 인증도 취득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소방공무원 교육훈련시스템을 현행 기본·전문교육에서 직업생애단계별 목표제로 바뀌어 추진한다. 조직·개인의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필요한 교육과정을 이수해 인증을 받는 방식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교육과 민원 상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소방시설 실시간 관리시스템을 확대한다. 초고층·터널 화재 등 실제 상황을 구현하기 어려운 분야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훈련 효과를 높인다. 대형 드론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직접 투입하고, 소방관 진입이 어려운 공간에서 활동할 소방로봇을 개발한다.

소방청은 "유럽에서 장갑차와 전투기 엔진을 결합해 초대형 소방차를 만든 사례처럼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관련 기술을 소방에 접목해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의 소방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지원을 체계화하고, 소방 영화·웹툰 등 문화산업화도 지원한다. 소방의 한류(K-소방)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 경성소방서(현 종로소방서) 개청 100주년과 2026년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청인 금화도감 개청 6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학술행사도 기획하기로 했다.

이 청장은 "소방발전 4.0시대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의 최종 목표는 국민 안전과 행복으로 귀결된다"며 "서비스 고도화뿐만 아니라 조직 역량 강화와 내부 혁신 활동도 결국은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여부로 판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