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어지는 알리바바 '수난시대'

2022-02-08 17:36
알리바바, 벌금형·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 등 악재 직면
잇따른 악재에 알리바바 주가, 뉴욕·홍콩 증시서 급락세

알리바바[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규제의 칼날을 거두면서 재도약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최근 잇따른 악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알리바바 마이뱅크, 신용 관리·자금세탁 방지 등 위반으로 벌금형

7일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알리바바의 저장왕상은행(이하 마이뱅크)에 2236만5000위안(약 42억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며 당시 부행장과 이사 등 고위급 인사들도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함께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2020년 마이뱅크가 신용점수 관리, 자금세탁 방지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뱅크는 2020년 인민은행으로부터 경고받은 후 관련 문제를 즉각 시정했다며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 벌금액 규모만 보면 지난해 알리바바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낸 벌금(182억 위안)에 비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돈세탁 방지 등 위법 행위를 단속한 가운데 나온 만큼, 중국의 규제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마이뱅크는 지난 2015년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의 승인을 받아 탄생한 첫 중국 민영은행이자 순수 인터넷 은행이다. 중소기업과 농촌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소액대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알리바바, ADS 추가 등록…소프트뱅크 보유 지분 매각 가능성↑

설상가상 알리바바가 주식예탁증권(ADS) 10억주를 추가로 등록하면서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의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도 커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 JP모건 체이스앤코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가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그동안 등록하지 않았던 ADS 10억주를 추가로 등록했다며 이에 따라 주주들은 해당 회사의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ADS는 주식예탁증서(ADR)로 대신하는 실제 주식을 말한다. 통상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ADR을 갖게 되고 이와 연계된 실제 주식인 ADS는 해당 은행이 보유한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알리바바의 지분 53억90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지분의 24.8%를 차지하는 것으로, 6억7376만 ADS에 상당하는 규모다. 

사실 알리바바가 ADS 추가 등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당시 약 20억주에 달하는 ADS를 등록했으며, 알리바바의 홍콩 2차 상장 직전 5억주를 발행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가 IPO를 진행하기 전부터 알리바바에 투자했고, 보유지분의 상당 부분은 ADS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둔화한 만큼,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린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 순이익이 290억엔(약 30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했다고 밝혔다.

사실 시장은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발전에 방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알리바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11개 부처는 '플랫폼 경제의 건강 및 지속 발전을 위한 의견'을 발표해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 등 장점을 활용한 기술 혁신을 적극 추진하도록 장려한 바 있다.

한편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알리바바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4%대 약세를 보이다가 종가 114.8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6.05% 급락 마감했다. 8일 홍콩 증시에서도 주가는 3.7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