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상원 통과, 독점적 앱 마켓 사업에 제동

2022-02-04 09:26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에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안 통과...전체 투표 후 시행 전망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관련 법안 시행하고, 올해 3월부터 하위법령 모두 적용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기대...제3자 앱 마켓 통한 가짜 앱 등장 우려도 남아

[사진=픽사베이]

미국에서도 애플이나 구글 등 특정 플랫폼의 인앱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방식이 금지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CNBC에 따르면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가 미국판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안 'Open App Markets Act'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법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원 2인만 해당 법안에 반대한 점을 고려하면 초당적인 동의로 통과한 셈이다. 향후 해당 법안은 상원 전체 투표를 거친 뒤 공식 도입된다.

한국은 지난해 9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으며,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 그간 애플, 구글 등 앱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은 앱이나 콘텐츠를 구매할 때 비용 지불 방식을 자체에서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해왔으며, 여기서 10~30%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이에 대해 개발사들은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과도한 수익을 챙긴다고 비판해왔다.

한국에서 도입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 등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앱 심사 지연이나 삭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의된 법안도 이와 유사하다. 주요 내용으로는 5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앱 유통 플랫폼이 다른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에게 특정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 없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개발사가 다른 플랫폼에서 더 저렴하게 앱을 출시하는 전략에 대해서도 플랫폼이 간섭할 수 없고, 제3자가 제공하는 앱 마켓 플랫폼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반면 구글과 애플은 해당 법안이 "시장 경쟁을 왜곡하고 사용자를 보안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 이사코위츠(Mark Isakowitz) 구글 대관담당 부사장은 "이 법안은 현재 결제 시스템이 제공하는 소비자 혜택을 파괴하고, 시장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며 법안 통과를 반대했다. 티모시 파우덜리(Timothy Powderly) 애플 대관담당 이사도 사법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외부 출처에서 받은 앱(사이드로딩)은 단말기 보안과 이용자 개인정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보안 전문가는 (애플과 구글의) 보안에 대한 위협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이드로딩은 이미 맥OS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며, 특히 제3자 앱 마켓 설치를 지원하는 것은 엄밀히 따져 사이드로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에픽게임즈, 스포티파이 등이 주도해 설립한 '앱 공정성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App Fairness, CAF)'은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독점 플랫폼에 책임을 묻고, 공정한 경쟁을 강화하며, 더 큰 선택과 혁신으로 전국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